김응섭(56) 원주교육장은 원주 출신으로 흥양초, 대성중·고등학교,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 후 세명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1981년 영월 공기초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았으며 내성초, 금마초, 소초초, 흥업초 등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2007년 횡성 강림초등학교에서 교감으로 승진했으며, 2012년 서곡초등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원주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에서 각각 장학사와 장학관으로 근무했다. 2002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향이자 강원도에서 가장 학생수가 많은 원주의 교육 수장을 맡게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영광스럽다. 오랜 시간 열심히 교육활동을 하면서 교육장까지 맡게 되어 마음이 무겁지만 맡은바 역할을 위해 지역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 활동을 지원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요즘 시대를 살펴보면 사회적인 제도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활동은 시대흐름에 따라 많이 변화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준비기간을 즐겁고 행복한 교육기간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고 싶다.

교육에 대한 소신과 철학은?

아는 것은 삶의 기본이 된다. 따라서 학창시절 교육활동을 통해 기본을 충실히 다져야 삶이 풍요로울 수 있다. 하지만 학창시절은 굉장히 길기 때문에 이 시기가 행복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오랫동안 불행하게 지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학창시절이 즐겁고 행복하며,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력자로서의 학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 기준에 맞추기 보다는 아이들이 원하는 학습을 지원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임기 중 특별히 하고자 하는 계획이나 포부는? 

지식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형성, 저변에 깔린 인성이 올곧고 풍부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교육활동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인성함양을 위해 일반 교과활동 속에 독서교육활동, 논술, 토론 등을 함께 접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싶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올바로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길 기대한다.

학생들의 문화예술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싶다. 성인이 되어 삶에 지쳤을 때 문화예술을 통해 위로를 받고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각자에 맞는 문화예술 활동을 찾아주고 싶다. 또한, 학교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원주가 가지고 있는 교육적 강점과 과제가 있다면…

원주는 지리적으로 대도시 및 수도권과 인접해 있어 교육적 정보 교류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원주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는 대단히 높으며 교육적으로 공조할 수 있는 사회단체 및 기업, 협동조합, 교육공동체 등 원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좋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도 원주 교육이 발전할 수 있는 강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육과의 접목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단체들과 교육이 공조한다면 학교교육이 감당하지 못하는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외부사람들에게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하는 원주 사람들의 성향은 교육에 있어서도 좋은 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에서 교육과 관련한 인적자원이나 인프라가 들어와도 쉽게 끌어안을 수 있는 사회적분위기 덕분에 원주교육은 타 도시보다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특히 혁신도시 이전 기관이나 기업도시 입주기업들이 교육과 융합한다면 원주교육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도 개방적인 자세로 이들과 협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작은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데 작은 학교 살리기에 대한 견해는?

사회적 인구감소로 인해 작은 학교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자연적인 현상이라며 손 놓고 있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본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 학교마다 특성을 살려 외부로부터 찾아오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교육청에서도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해 시내 학생들도 통학할 수 있도록 광역통학구역을 지정했으며 에듀버스, 통학택시 등 통학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원주에는 만종초, 서곡초, 흥양초 등 특색 있는 교육활동으로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 사례들이 있다.

또한 부적응 학생들이 작은학교를 다닌다는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는데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의논하는데 교사와 학부모, 나아가 마을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마을이 어떻게 교육을 지원할 것인지 고민하고 학교와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작은학교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공동체가 교육철학을 공유한다면 학교장이나 교사가 새로 부임해도 기존 학교문화에 쉽게 녹아들어 특색 있는 작은 학교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학부모 교육 참여와 학생들 진로교육에 대한 견해는? 

학력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원주는 아직까지도 특성화고등학교를 진학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부진한 학생이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아 대학진학을 목표로 인문계고 진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다보니 대학에 진학한 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나 동아리활동을 통해 본인의 꿈을 스스로 찾아가는 활동을 하고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세부적인 직업관을 형성하고 전공을 살리기 위해 대학을 갈 것인지 취업을 할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교육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원주교육지원청에서는 진로진학에 대한 전문적 역할을 하는 선생님들과 교육프로그램에 동참할 수 있는 지역 내 교육기관, 입시상담관, 진학전문가 등 진로진학 전문가들과 팀을 이뤄 교육봉사 및 기부를 통해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할 계획이다.

원주는 타 시군에 비해 교육경비가 많은 도시여서 교육경비를 잘 활용하면 타도시보다 교육적 수월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경비 예산을 세울 때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어떤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인지 충분히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주는 다양한 교육을 요구하는 수요자들이 굉장히 많다. 다문화 학생들의 경우 공교육 외에도 언어, 문화적인 측면에서 별도의 교육활동이 지원되어야 하며, 교육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천천히 배우는 아이들, 장애·문제성 아이들, 학교 밖 아이들에게도 상담 및 치료 등 보조활동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 범위까지 공교육에서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지원청과 지차체가 논의를 통해 적절히 예산을 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원주시민과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부모는 아이들이 행복한 성장과정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해야하며 좋은 학부모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지역사회는 아이들에게 거울과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작은 도토리 속 커다란 참나무'라는 책의 교훈처럼 어른들은 아이들을 도토리 그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자라날 커다란 참나무를 기대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대담: 오원집 편집국장 
정리: 박수희 기자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