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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에 관심, 도시 망치는 요인…문제의식 공유"

창의문화포럼: 도시의 가치와 경쟁력을 키우는 문화전략 김민호 기자l승인2017.03.13l수정2017.03.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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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호텔 인터불고원주에서 열린 창의문화포럼. 문화예술계·학계·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 창의도시에 쏠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7일 호텔 인터불고원주에서는 '창의문화도시, 도시의 가치와 경쟁력을 키우는 문화전략'을 주제로 '2017 창의문화포럼'이 열렸다. 원주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사업'과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통합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원주시가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향후 실행전략을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참석자들은 원주가 만들어 갈 창의도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이라는 상징성보다 시민 삶의 질을 바꾸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일 현장에서 제시된 의견을 정리했다. 

 

 

"글로벌 도시 보다 살기 좋은 도시 지향"
김정후(런던대 UCL 선임연구원·한양대 특임교수)


'문화와 창의성, 도시의 가치와 경쟁력을 키우다'를 주제로 특강을 한 김정후(런던대 UCL 선임연구원·한양대 특임교수) 박사는 "이제는 글로벌 도시가 아니라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양적인 팽창에만 집중한 결과 2016년 현재 대한민국 도시화율은 92.4%로 OECD 가입국가 중 최고"라고 소개한 김 박사는 "도시화율이 높을수록 삶의 질이 하락하는 데 도시가 질적 성장과 마주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문화와 창의성"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문화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고 접근하느냐는 것"이라고 언급한 김 박사는 "문화를 보이기 위해 치장하는 요소로 쓸 것인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쓸 것인지에 따라서 문화는 그저 소비가 될 수도 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은 삶의 질 높이는 도구
콘텐츠 없는 박물관·미술관은 독
도시의 콘텐츠와 스토리 만들어야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을 비롯해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현대미술관으로 만든 런던의 테이트모던, 다리를 거리처럼 인식시켜 사람들을 불러모은 밀레니엄 브릿지, 파리의 퐁피두센터 등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김 박사가 가장 강조한 이야기는 "껍데기에 대한 관심이 도시를 망친다"는 것과 "문제의식을 갖고 우리식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자세"였다.

김 박사는 "겉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시민들과 어우러지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도시를 브랜딩하면서 가장 많이 저지르는 오류가 컨텐츠는 없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짓는 것으로, 지역발전과 문화 활성화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해 온 일들이 결국 문화를 팔아먹고 있는 현실"이라고 부언했다.

김 박사는 "문화와 예술을 잘 쓰면 삶의 질을 바꾸는 도구가 되지만 껍데기만 가면 도시를 망치는 주요인이 된다"면서 "도시브랜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보여지는 구조물과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콘텐츠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도시의 창의성을 강조했다.



 

 

"시민 창의성 도시발전 원동력"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한 시민의 라이프스타일과 창의성 발현' 주제발표에서 "문화도시가 가지는 의의는 사람다운 삶을 같이 나누는 것"이라며 "내 삶의 가치, 우리 삶의 가치,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를 담고자 하는 것이 문화도시의 밑그림"이라고 주장했다.

느리고 여유로우면서 자연 속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포틀랜드 킨포크 스타일(Kinfolk Style)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덴마크 휘게 라이프(Hygge Life), 균형잡힌 삶의 방식인 스웨덴 라곰(Lagom), 생활 속 직업을 추구하며 순환형 경제모델을 만들어 낸 일본 히가시와 등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도시를 소개한 전 교수는 "원주 역시 도시적 맥락과 자연과 환경을 고려할 때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금부터라도 원주의 개성, 원주의 가치를 명확히 하고 시민들이 가치관을 공유해야 한다"면서 "그 가치관이나 개성을 지역 밖으로 알리고 지역 안팎에서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브랜드 만들기이자 지역 간 경쟁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원주가 택한 문화도시 전략을 "저명한 예술가들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김 교수는 "따라서 시민들의 창의성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원도심 활성화 및 도시재생과 맥을 같이하면서 도보로 30분대에 걸을 수 있는 원도심 문화벨트축 완성과 장기적으로는 캠프롱 미군기지 활용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유네스코 창의도시로의 여정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라면서 "단지 브랜드만의 문화도시나 창의도시가 아닌 문학이 가진 창의력이 도시 곳곳에 투영되고, 원주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탐색하고 시험하고 교류하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도시는 완성 아닌 지속성"
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


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은 완성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며 "원주가 네트워크에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통한 도시문화 브랜드 구축 전략' 주제 발제에서 원주시보다 앞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가입한 전주시의 경험을 들어 원주시의 가능성을 진단했다.

원주의 네트워크 가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정 대표는 "하지만 파주시와 부천시가 이미 문학 창의도시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원주가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곤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각 분야별로 3개 도시만을 선정, 지원할 계획이어서 더 늦어질 경우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신청서 작성에 있어서는 시민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가과정에 시민 네트워크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한 정 대표는 전문가들로부터 문학도시로 인정받고 있는지, 문학과 관련된 인적 물적, 자산이 얼마나 있고 어떤 정책을 구상해 왔는지, 향후 어떤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지가 모두 신청서에 반영돼야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높은 평가 요인인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자산 현황, 협력사업, 창의도시 지정 후 단계별 네트워크 기여 계획도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원주가 가진 많은 문학 자산을 다양한 분야에 융합될 수 있는 콘텐츠로 활용하면 원주는 얼마든지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할 수 있는 도시"라면서 "무엇보다 시민들의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 필요"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


'창의문화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와 행정 리더십 제언'을 주제로 발제한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은 행정당국의 의지와 태도가 중요하다"며 "지자체의 도시발전전략 방향 설정과 이를 정책화해 실행하는 행정역량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자산이 없는 부천시가 문학 창의도시를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98년부터 지향한 문화도시에서 찾은 손 대표는 "문화도시를 추구하며 탑 다운(top down) 방식으로 육성한 만화와 영화, 음악 등이 지역에 뿌리를 내렸고, 민간차원에서 시작된 작은도서관운동을 통해 사람들이 모이면서 문학 창의도시를 향한 열망이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부천이 원주보다 우월했던 점으로 "행정에 있는 이들이 목숨을 걸고 달려들었다"고 표현한 손 대표는 "문화도시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아보자"며 시민들을 적극 설득하는 한편, "문화를 지향하는 도시라는 자부심으로 공무원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적 가치, 환경적 가치, 지역 내 인물 등 많은 자원이 있는 원주의 경우 구슬꿰기처럼 잘 조합하여 오류를 최소화하면 원주다운 창의도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 손 대표는 "시민들은 내가 사는 곳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사업이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가지고 지역화 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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