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고등학교 체육관이 농구 동호인들에게 전격 개방된다. 원주시체육회와 대성고가 체육관 개방을 위한 협약을 맺은 덕분이다. 협약에 따라 3월부터 오전6시∼8시, 오후5시∼10시 및 토·공휴일에는 원주시체육회에서 체육관 관리 및 운영을 맡기로 했다. 체육관 사용료는 이용자들의 수강료로 충당한다.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유휴시간에 학교체육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체육시설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한편 생활체육 저변확대로 시민 여가선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체육시설에 대한 시민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현재 시설은 매우 부족하다. 원주시에서 권역별로 체육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많은 예산이 들뿐더러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이번 대성고 체육관 사례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마을마다 학교는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 체육관은 물론 인조잔디구장, 강당, 급식소 등을 신축할 당시 원주시 교육경비가 지원됐다. 원주시는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에 의거해 일반회계 시세 수입액의 10% 이내에서 매년 교육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편성된 원주시 교육경비는 129억4천여만 원이다. 이 중에는 문막고 급식소 및 다목적실 신축예산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교육경비가 지원돼 건립된 학교 체육시설, 문화공간, 도서관 등은 지역주민 및 청소년들이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조례에 규정돼 있다.
 

 현재도 학교 운동장은 조기축구회, 체육관은 배드민턴 동호회 등이 학교와 개별적으로 협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성고 체육관 사례처럼 체계화돼 있지는 않다. 특정단체가 장기간 독점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기도 하다. 그래서 원주시, 원주교육지원청, 원주시체육회 등 관련기관에서 일제점검을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과 공유할 시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사용료는 적정한지 등을 점검하고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 도서관이나 회의실 등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원창묵 시장은 지난 2011년 브라질 쿠리치바(Curitiba)를 다녀온 뒤 도심 곳곳에 조형분수를 설치했다. 쿠리치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그런데 쿠리치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자랑은 '지혜의 등대'로 불리는 도서관 정책이다. 학교 도서관을 지역주민도 이용 가능하도록 학교 담장에 신축하고, 담장 밖에서 출입할 수 있도록 계단을 설치한다고 한다.

 물론 지금 당장 학교 시설을 개방하면 학생들 안전 등 여러 문제가 염려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사전에 튼튼한 장치를 마련한다면 매우 이상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처럼 체육시설이나 도서관을 갖추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령인구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교시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은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