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지역순환농업이라는 단어가 그리 생소하지 않게 들린다. 생명농업도 이제는 지역순환농업처럼 보통명사가 되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지역순환농업은 단순히 경종농업과 축산농업이 사료원과 퇴비원을 교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농촌과 도시 간 자원순환을 통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지역을 살리는 대안농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명농업이 '땅을 살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였다면, 지역순환농업은 자립적인 농업생산을 근간으로 농촌과 도시의 물적·인적 상호교류를 명제로 보아야 한다.  
 

 지역순환농업의 실천방식을 여러 형태로 담론화하고 있는데 경종과 축산의 순환, 도시와 농촌의 순환, 지역의 자립, 농업의 대안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호저면도 지역순환농업 실천에 있어 농촌과 도시간 순환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호저면 지역순환농업의 역사는 1989년 호저소협(생협)을 지역주민이 스스로 창립하면서 시작됐다. 28년 동안 도시생협과 친환경농산물을 직거래하면서 농촌자립과 대안적인 농업을 고민해 출발한 것이다. 
 

 단순히 농촌단체-도시생협 간 농산물 직거래를 소개하는 것 보다 농촌과 도시간 지역순환농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호저면 원주생명농업의 다양한 활동모델을 소개하고 싶다.

 모델1. 2006년 두레생협(원주생협 포함) 조합원이 송아지 입식기금 지원(약 10억원)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비료(퇴비)중심의 농사가 우분퇴비를 활용하는 자가 농법으로 바뀌게 되었다. 외부자원을 투입하지 않아 농사비를 절약하면서 지역도 살리는 유축농업을 시작한 것이다.

 모델2. 2009년 호저면 샘골마을이 '지역순환농업 실천마을'을 선포하면서 친환경벼 도정공장이 설립됐다. 그간 구하기도 힘들었던 도정공장의 부산물(왕겨, 쌀겨 등)은 다시 축산 퇴비원(대표적으로 왕겨의 깔짚)이 되어 농토로 환원하게 되었다. 이후 농촌진흥청, 원주시농업기술센터 지원에 힘입어 우렁이 양식장, 유기채소 육묘장, 메주공동작업장까지 건립돼 마을이 자원생산체계로 돌입했다.

 모델3. 2014년 농촌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농촌사회를 유지하고 지속하기 위한 사람이 필요하게 됐다. 도시 귀농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원주귀농학교를 개최하면서 농업인구 유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모델4. 2017년 제철신선반찬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업인에게는 지속적인 농업지원과 도시 귀농인에게 농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농산물 부가가치와 지역민 일자리를 제공해 찾아오고 싶은 농촌으로 만드는 중이다.

 모델5. 지역순환농업이 자리잡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매처가 필요하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의 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 로컬푸드매장을 설립해 지역 소농도 살리고 지역시민이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역순환농업은 농업을 지지하는 도시 시민과 지역농업을 고민하고 협동단체와 함께 지속적이고 건강한 농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 과정이다. 지역순환농업의 실천은 먼 데 있지 않다고 본다.
 

 지역순환농업마을, 원주귀농학교, 인생2모작 소비자 초청 프로그램, 친환경로컬푸드 공공급식, 지역채소를 이용한 건강한 반찬사업, 친환경로컬푸드매장,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나누는 건강밥상까지 이어지면서 농촌과 도시간 지역순환농업의 큰 카테고리가 완성될 것으로 믿는다.

노윤배 원주생명농업 상무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