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7일 남아프리카 더반으로부터 강원도민의 염원을 말끔히 씻겨주는 외침이 들려왔다. "평창"이란 단 하나의 단어가 우리를 울게 했고 황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까지 느껴졌던 그 날의 기억은 되새겨 보아도 늘 새롭다. 한반도의 변방으로 취급되어지며 소외되고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우리의 한이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변하면서 금방이라도 눈부신 지역발전을 향한 막연한 기대감과 흥분으로 설레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 뒤로 6년이 지난 지금,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우리의 현 주소는 어떠한가? 국가나 사회의 공익과 대의를 위하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이 소지한 최선의 능력과 힘으로 올림픽의 목표와 지역발전을 위하여 거리낌 없이, 주저함 없이 공헌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의욕과 기백으로 가득 차 있는가? 1988년 하계올림픽을 치룬 후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과 2002년 월드컵 개최 시 절정의 감동으로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었던 붉은악마의 재현은 가능한 것인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된다'가 아닌 '해야 한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사고와 행동이다. 국내·외적인 정세는 국익우선주의와 부패로 얼룩진 책임회피의 암울한 정서로 한치 앞도 내다 보기 어려운 현실에 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의 대사라 해서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선해서 해야 할 시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이제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준비는 완성단계로 접어 들었다. 우리가 염원하던 광주~원주간 고속도로의 개통, 인천~강릉간 복선 전철의 금년 말 완공을 앞 두고, 이 달 부터는 올림픽 15개 종목의 테스트 이벤트가, 내 달 부터는 패럴림픽의 테스트 이벤트로 올림픽이 시작된다.

 강원도 18개 시·군에 평창올림픽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수호랑과 반다비가 세워지고 동계올림픽을 알리는 각종 플랜카드와 광고판들이 설치되며 올림픽의 날짜를 알리는 잔여일 수 표시기가 곳곳에서 우리를 마주하게 된다. 상생과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은 지구촌 최대의 행사다. 동계올림픽은 수십억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하계스포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100여개국의 선수와 임원, 내·외국인 관광객 240만여명과 5만여명의 진행요원들이 참가하는 금번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어느대회 보다도 그 규모와 참가면에서 으뜸이다. 특별히 동계스포츠 참가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와 스포츠 정신은 우리가 배우고 느끼게 될 올림픽의 꽃이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올림픽을 준비하고 맞을 것인가?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고 최대의 기회를 활용하여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공통의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하나의 열정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합심하는 공동체가 될 때 가능할 것이다. 강원도민이 함께 할 슬로건은 "당신이 먼저^^ you first ^^"이다.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미소를 띄며,엄지 손가락을 바로 세우고, 슬로건을 외치며 살짝 윙크해 보자. 많이 해보지 않아 멋쩍지만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해보자. 내가 기분좋게 인사를 건네야 상대가 미소를 건네지 않겠는가? 미인도시(미소짓고 인사하는 도시)가 되면 원주가 얼마나 훈훈해질까?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위한 우리의 공통실천과제는 첫 번째로 배려와 양보를 바탕으로한 친절한 손님맞이다. '잘된 집 손님이 끊이지 않고, 손님이 많은 집 베풀지 아니함이 없다'는 우리의 속담이나, '겸손하면 이익을 얻고, 불손하면 손해를 부른다.(兼收益, 不招損)'는 교훈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친절한 손님맞이는 개개인의 인격과 명품도시 원주의 품격을 높여주는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우선 실천과제다.
 

 둘째로, 착한질서의 생활화이다. 착한질서란 우리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는 큰 질서를 말한다. 질서는 사소한 것 같아도 질서가 무너졌을 때 공동체의 안녕을 깨뜨리고 위험을 초래하며 불안을 야기하여 행복감을 상실시킨다. 도시의 공기가 오염되어 있는데 우리집 정원에 나무가 많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착한질서 운동이란 건강한 사회로 돌아가고자 하는 공동체의 노력을 바탕으로협력하여 선을 이루고자하는 상호간의 믿음과 선행(先行)의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선문답 중에 "어린아이가 행하는 것을 어른이 행치 못한다"는 구절이 있다. 어린아이는 보고 배운대로 행하지만, 어른은 의를 알면서도 이해와 편의에 얽매여 실행치 않는다는 섬뜩한 이야기다. 어른들이 바로서는 지역사회, 어른들이 존경받는 사회, 이제 어른들이 나서서 공동체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고 동계올림픽을 성공시키는 주역으로서 나서야 한다.
 

 세째는 지역사회의 통합이다. 올림픽정신은 상생과 화합정신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 환경, 문화, 경제올림픽을 지향하고 있지만 우선해야 할 것은 지역사회 구성원의 화합 및 지역사회간의 통합이다. 계층과 세대를 초월하여 우리라는 공동체의 가치를 구현하는 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동질성을 찾기 보다는 다름의 차이도 인정하며 국가대사를 함께 치러야겠다는 마음 가짐과 자세로 함께 할 때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에게 가장 큰 문화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올림픽 관문도시 원주로 들어설 때 깨끗하게 정돈되고, 보는 이마다 미소지며 반겨주는 친절한 도시, 이제 우리가 앞장서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유인종 (사)강원도문화도민운동 원주시협의회 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