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2015년 혈중알코오농도 비율 음주운전 사망사고 건수

전체 음주운전 사고 중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9% 이하일 때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많이 마시고 운전할수록 교통사고 피해가 커질 것이란 통념과 배치되는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9% 이하일 때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0.05∼0.09%인 상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601명으로, 전체 음주사고 사망자 1천902명의 32%에 달했다.

이어 0.1∼0.14% 486명(26%), 0.15∼0.19% 422명(22%), 0.2∼0.24% 270명(14%), 0.25% 이상 113명(6%) 순으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자가 적었다.

혈중알코올농도 0.09%는 현행 단속기준인 0.05%보다는 높지만 운전면허 취소 기준인 0.1%보다는 낮은 수치로, 소주 2잔 반 가량 마시고 1시간이 지나면 나오는 수치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도로교통공단은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평상시처럼 운전하는 것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 음주가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통계로 입증된 셈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음주운전자는 위험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이 늦어져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위험을 가볍게 여기며, 주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차량 제동 및 위험물 회피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음주운전 사고에는 숙취운전도 한 몫 한다. 통상 술을 마신 뒤 바로 운전하는 것만 음주운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술 마신 다음날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운전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소주 한 병 분량의 알코올이 분해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6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가벼운 음주 후에도 절대 운전석에 앉지 말아야 하며, 음주 다음날도 숙취가 남아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