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공기관이 정규직을 신규 채용할 때 35% 이상을 지역인재로 할당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제2차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개최하며 2017년 공공기관 인력운영 방안을 확정했다. NCS(직무능력중심) 채용 정착, 사회형평적 채용, 일·가정 양립 지원, 비정규직·간접고용 근로자 적정처우 제공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사회형평적 채용 일환으로 지역인재 채용 하한 기준을 마련했다. 운영위원회에서 "전 공공기관이 정규직 신규채용의 35%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확정한 것이다. 그동안 원주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률은 전국 평균을 하회했으나 이번 방침으로 채용률 상승이 전망된다.  

염동열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원주혁신도시 11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11.4%였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6위에 해당됐으며, 전국 평균 13.3%에 비해 2%p 가량 낮았다. 염동열 국회의원은 "지방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젊은 층의 인구 유출이 심각하다"며 "혁신도시 공공기관이 의지만 있다면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인력운영 방안을 확정했지만 종전과 같이 지역인재 채용이 낮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지역인재 채용이 저조했던 이유는 관련 법조항이 의무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혁신도시법) 29조 2항은 '이전공공기관은 해당 기관이 이전하는 지역에 소재하는 지방대학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였거나 졸업예정인 사람을 우선하여 고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의무 채용이 아니어서 이를 위반하더라도 상급기관으로부터 특별한 제재가 없었다. 

이번에 확정된 공공기관 인력 운영방안도 '정규직 채용 시 지역인재를 35%이상 채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해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대학생 김영인(24·우산동) 씨는 "정부는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인재 채용을 늘리겠다고 선언해 왔지만 지방대생이 공기업 서류전형을 통과하기란 아직도 별따기"라며 "법이나 규정을 마련해도 처벌규정이 없다면 공공기관이 지역인재 채용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공공기관이 더 많은 지역인재를 채용하려면 혁신도시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혁신도시법에는 '이전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예정인 사람은 지역의 우선 고용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돼 있다.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더라도 대학을 다른 지역에서 다녔다면 지역인재 우선채용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정진(55·단구동) 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이 곧 졸업한다"며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다녔고 대학만 서울로 갔을 뿐인데 공공기관 지역인재 우선선발 혜택을 못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