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올해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을 했는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나온 단어는 가족과 안전, 복지, 폭력, 공유, 환경 등 총 7개 단어였습니다. 방송사는 모든 단어들의 핵심에는 '배려'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으며, 모든 단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배려가 얼마나 중요하면 모든 영역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배려를 생각하게 하는 일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어느 마을에 소와 사자가 있었습니다. 소와 사자는 죽도록 사랑을 하고 결혼도 하게 되어 행복하게 살게 되었습니다. 둘은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서로에게 헌신적이었기에 소는 최선을 다해 날마다 맛있는 풀을 사자에게 대접했습니다. 사자는 무척 싫었지만 참고 살았습니다. 반면 소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사자는 맛있는 살코기를 날마다 소에게 대접했습니다. 소도 괴로웠지만 사자를 사랑했기에 참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참을성의 한계를 느낀 둘은 서로 인내심을 가지고 마주앉아 대화합니다.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소와 사자는 크게 다투고 난 후 헤어지고 맙니다. 헤어지면서 서로에게 "난 최선을 다했어"라고 했습니다. 소가 소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사자가 사자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면 그들의 세상은 혼자 사는 무인도입니다. 소의 세상, 사자의 세상일뿐입니다.
 

 나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 어쩌면 상대를 못 보는 최선일지도 모릅니다. 그 최선은 최선일수록 개인과 사회에 최악을 낳고 만다는 이야기는 현재 우리사회에 배려가 없음에 기인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최초 흑인 메이저리거 젝키로빈슨의 이야기는 배려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젝키로빈슨은 1919년 1월 31일부터 1972년 10월 24일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입니다. 젝키 로빈슨이 처음 메이저리그 경기에 뛰었을 때, 상대편은 물론 관중들과 일부 같은 팀 선수들조차 그와 뛰기를 거부했으며 야유와 조롱 그리고 인종차별주의의 영향으로, 당시 흑인들은 백인들에게 사람으로조차 취급당하지 못하던 시절이었으나, 구단주와 감독의 권유로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생각으로 선수생활 결정을 내렸습니다. 항상 왕따였고 혼자 외로운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슬럼프와 외로움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괴로움을 당하고 있을 때 그에게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만져주며 힘을 실어주었던 팀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백인이었던 주장은 그에게 아무 말도 없이 어깨에 손을 얹어 주었습니다. 그 작은 배려는 젝키로빈슨에게 많은 위안과 용기를 주었으며, 그 사건을 계기로 내 편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며, 역사상 위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깨에 힘내라고 손을 얹어준 작은 배려가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는 것도 새삼 놀랍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또 어떨까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어두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앞에서 마주오는 어떤 사람과 마주쳤는데, 그 사람이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비웃으며 물었습니다. "당신은 정말 어리석군요.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러자 그는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구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스스로를 위한 배려, 상대방을 위한 배려 등 배려에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칼린지브란은 "미모의 아름다움은 눈만을 즐겁게 하나 상냥한 태도는 영혼을 매료시킨다"고 했습니다. 배려는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으므로 배려의 힘을 길러내는 연습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배려하는 사람만이 진정 강한 사람입니다.

김재용 누리야간학교 교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