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4번째 순서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원주 을)을 지난 16일 만나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과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현안 등을 들었다. 작년 4.13 총선에서 당선돼 의정활동 9개월 차에 접어든 송기헌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인해 몇 년 걸려 경험해야 할 것을 압축해서 경험한 것 같다며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 생각했던 국회 및 의정활동이 실제와 차이점이 있다면?

3번 도전한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강원도 유일의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돼 활동해보니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만든다는 것이 어려움이 크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법안을 발의해 가결될 때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처음에는 계획한 모든 일을 다 성취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결정하는 과정이 어렵고, 특히 반대의견이 있으면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국회에 입성하기 전 생각했던 것보다 민생현황, 개혁현황을 실제 입법으로 실현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의회 구조상 한계인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책임감도 큽니다. 또한 요 몇 달간은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몇 년 걸려 경험할 것을 압축해서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 탄핵 등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고, 정치의 한 주체로서 국민들과 원주시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갖습니다. 정치인이자 기성세대로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격랑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기성 정치세력이나 제도가 안이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상류층의 부패의식이나 저급한 민주의식을 실감하는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셨고, 이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희망을 확인했습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국정농단을 계기로 국민들로부터 촛불의 힘과 민주주의, 국민주권시대를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에 확인된 국민의 힘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안타까운 건 제가 계획했던 정치일정 중 절반 이상이 이번 사태로 인해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고 제가 계획한 길로 걸어가려 합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말씀하셨는데,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를 포함해 198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사실상 군주제 문화에서 생활했고, 몸으로 느끼는 민주주의 의식이 부족했습니다. 이제 정치권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는 국민의 뜻에 따라 다수가 원하는 입법활동을 해야 합니다. 기본에 충실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특권의식을 버리고,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의 대리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상식과 공정함이 우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1% 특권층의 독점과 반칙, 불합리한 차별을 극복하고, 더불어 잘사는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재벌그룹의 하청업체로부터 또다시 재하청을 받은 업체는 회계보고서에서 이윤이 난다고 적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하청업체에서 납품대금을 깎고, 재벌그룹에서 또다시 납품대금을 깎는다는 겁니다. 100원에 납품할 수 있는 걸 120원에 납품해 20원의 이윤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논리를 펴는 것입니다. 이런 불공정 사회에선 포식자인 재벌그룹만 살아남습니다. 그래서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 이익을 집단별로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5년 후, 10년후를 대비한 선제적 시스템을 지금부터 만들어가야 합니다.

 지난 9개월 간 의정활동 중 원주와 관련된 활동을 소개해 주십시오.

작년 6월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뒤 원주에서 국회 등을 오간 거리가 4만㎞가 넘더라구요. 더 살기 좋은 원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의료기기 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향후 100년 후를 겨냥한 먹거리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중산층들도 이제는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하고 있어 의료기기 산업이 뻗어나갈 여지가 전 세계적으로 많습니다. 과거에는 치과의사들이 발치나 치아를 때우는 의료활동을 주로 했어요. 그런데 치과의사가 계속 늘어났고, 그래서 치과의사들에게 돌아가야 할 파이가 줄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임플란트, 교정 등으로 영역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예로 든 치과처럼 의료기기 산업은 시장이 매우 넓고, 그래서 원주의 미래산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곧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이 원주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원주혁신도시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입주했고, 연세대 의과대학 등이 원주에 있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인력 양성 등에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광주-원주고속도로 개통으로 판교 테크노 기술과 원주 의료기기의 결합도 가능해졌습니다. 의료기기 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반드시 원주의 미래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장기방치 건축물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셨는데, 진행상황이 궁금합니다. 또한 그간 법률 발의실적 및 계획은?

대표발의한 법안이 5건이고, 청원제출 1건, 공동발의한 법안은 120건이 넘습니다.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장기방치건축물 지원관련 법안은 현재 국토위에 계류 중인데, 국토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방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해 폐광기금을 확대하는 내용의 ‘폐특법 개정안’, 철도이용요금 등의 결정과정에 이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내용의 ‘철도사업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습니다. 2017년에는 검찰개혁 등의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원주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 한지나 옻 등 전통산업을 부활시킬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새누리당 김기선 국회의원과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대선 후보들에게 제시할 강원도 및 원주 공약을 조속히 준비해야 합니다. 현재 다양한 조직, 기관, 사람들을 만나면서 간담회 등을 통해서 대선 공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및 원주지역 현안과 관련해서는 여야 정치인들이 ‘강원도당’, ‘원주당’으로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합니다. 김기선 의원과는 예산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공동 배포하는 등 협력하고 있습니다. 경쟁은 당연하지만 존중하고 배려하는 정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때마다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추진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당공천제에 대한 의원님의 입장과 왜 해결되지 않는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제 개인적인 의견은 정당공천제 반대입니다. 하지만 정당정치 구조에서 개인 의견은 한계가 있어 개헌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논의되고 결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지방자치의 제도적 한계를 극복해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자치단체장+교육감 선거 런닝메이트 제도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주는 현재 인구증가 등 도시의 외형적 발전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원주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34만 시민 중 20만 정도는 도시의 발전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발전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원주가 행복하게 커질 수 있는 한계에 대해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요. 어느 정도 인구규모에서 소통이 가능한지, 또 어느 정도 규모가 쾌적한 도시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50만, 100만 도시가 됐다고 해서 행복한 도시는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100만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면 분명한 미래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주먹구구식 통계여서는 안됩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받는데 업무보고 수치가 틀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확해야 할 수치가 상황에 따라 바뀌더라구요, 전문가 그룹이 영혼을 갖고 일해야 하는데 시류에 합류하느라 수치가 바뀌는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원주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체화된 데이터를 갖고 원주의 미래전략을 설계해야 합니다. 원주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구도심 활성화를 포함해 지역별로 균형발전 및 계획적 발전이 필요합니다.

 새해를 맞으며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원주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관문도시입니다. 이제 관문도시의 역할을 할 시기입니다. 관문도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원주시민들께서 나서주셔야 합니다. 아이스하키장 분산배치 무산 등 아쉬움은 있지만 올림픽 관문도시로서 사회기반시설 신설에 관한 혜택은 원주가 가장 많이 누렸다고 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원주시민의 힘으로 붐업 시킬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아울러 올해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