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는 '강원도 경제수도'이다. 원주는 자동차 부품산업과 의료기기 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이들이 지역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산업특성으로 인해 도내 제조업의 30%가 원주에 있다.
 

 그러면 원주시의 재정은 어떠한가? 2016년 현재, 원주시 재정 자립도는 23%이다.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다. 원주시는 2017년도 살림살이를 위해 일반회계 · 특별회계를 포함해서 9천649억원의 당초예산을 세웠다. 그러나 재정자립도는 변화하지 않았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평균 재정자립도 51.1%와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주시가 자율적으로 재정집행권한을 행사 할 수 있는 '재정자주도' 역시 낮다. 재정자주도는 강원도내 7개 시 가운데 꼴찌이다.
 

 재정자립도 하락은 교부세나 국고보조금이 늘어나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방정부 재정운용능력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재정 및 정부간 권한에서 분권의 절박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원주경제가 강원도에서는 잘 나가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평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강원경제의 타지역 의존도는 매우 심각하다. 강원경제권의 타 지역의존도는 36.6%로 이중 수도권 의존도가 23.1%로 단연 높다. 부의 외부유출이 강원경제 존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연 4조원이 역외유출 되고 있다.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주로 외지건설사, SSM ·대형마트, 금융기관 등이 강원도민이 생산한 부가가치를 빼가고 있다. 부의 역외 유출을 단속할 '문지기'가 필요하다.
 

 매년 거대한 규모로 빠져 나가는 돈을 강원도에 잡아두는 정책이 매우 절실한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분권과 자치가 보장되는 제도 혁신이 요구된다. 지방정부가 재정권·인사권 등의 권한을 대폭 가져야 한다. 그리고 수도권 중심 경제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민주주의 정치과정을 통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구조적으로 혁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전에 우리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강원 상품권'이 그 자구책의 하나이다.
 

 '강원 상품권'은 애초에 지역통화의 수단으로 도입 되었다. 지역통화는 법정통화는 아니다. 그러나 법정통화가 매개하지 않는 지역내 유휴자원(재화와 서비스)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다. 지역통화가 잘 돌면 지역내에 현금 유동성이 증가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며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등과 같은 소기업들이 혜택을 입게 된다. 외부경기변동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하게 되어 지역자립경제의 기반이 형성된다. 지역자립경제 가능성이 높아지면 분권 자치의 역량이 동시에 향상된다.
주민 소득 향상·넉넉한 일자리가 주는 경제적 효과는 시민사회에서 연대감을 높여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고 이는 주민 자치력의 제고로 이어진다. 지역주민의 생활수준 향상·공동체 활성화는 지역의 힘이고 그것은 지방정부의 정치적 능력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강원 상품권'은 2017년 1월부터 유통될 계획이다. 몇 가지 우려 사항이 있긴 하다. 행정력에 의존해서 출발, 도민의 지지와 참여가 부족하다.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해서 제도적 신뢰기반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른바 '깡'이라 일컫는 음성적 할인 현상이 나타나 통화로서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 '강원 상품권'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 분권과 자치의 물적기반이기 때문이다.

유정배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