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테마파크 사거리에서 홍보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이진우 씨 가족. 사진 왼쪽부터 큰딸 가영 양, 아내 신명희 씨, 이진우 씨, 작은 딸 다경 양.

일 년 내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함께하며 진한 사랑을 나누는 가족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진우(45·원주경찰서 다목적 기동순찰대) 씨와 부인 신명희(42·댄스강사) 씨, 딸 가영(북원여고1), 다경(평원중1) 양이다.

4년째 가족봉사운동에 참여하면서 지난해 원주에서 최초로 강원도으뜸봉사가족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들은 최근 원주시와 원주투데이신문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운전문화 선진도시 원주 만들기 시민운동'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이 씨는 "직업 탓도 있겠지만 평소에도 운전문화나 기초질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운전문화 선진도시 원주 만들기 시민운동 설명회에 다녀온 뒤 가족들의 의사를 묻자 아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큰딸 가영 양은 "평소 등하굣길에서 마주치는 차량들이 깜박이(지시등)를 켜지 않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면서 "그 때마다 사고가 날까봐 걱정되고 화가 났는데 시민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날부터 지인들이나 인근 상가를 방문해 가족들의 아이디어로 제작한 '깜박이를 켭시다' 스티커를 나눠주고,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날 때마다 현수막을 들고 거리에서 홍보캠페인을 전개했다. 가족이 함께할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이 씨가 자신의 차에 현수막을 싣고 다니며,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곳에 한 두 시간씩 줄로 묶어 놓기도 하고, 두 딸을 기다리며 딸이 다니는 학원 앞에서 부부가 현수막을 맞든 채 캠페인을 전개한 것도 여러번이다.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조심스럽게 방문한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곳 어디에나 스티커를 붙여도 좋다며 환영을 받았고, 동료들에게 나눠준다며 여러 장의 스티커를 받아가는 운전자도 있었다. 한지테마파크 사거리나 교도소 앞, 따뚜사거리 등에서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을 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차량의 운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응원을 보냈다.

처음 거리에 나설 때는 조금 창피한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자신들을 바라보며 수근거리는 사람을 볼 때마다 '운전문화 선진도시 원주 만들기'를 또 한 사람이 알게 됐다는 생각에 오히려 반가운 생각이 든단다.
이제는 어느새 현수막과 스티커를 들고 거리로 나서는 것이 일상이 된지 오래다. "상가에 부착할 생각으로 처음 만든 스티커가 너무 커 트럭같이 큰 차는 괜찮지만 소형차량에는 붙이기가 민망했다"는 아내 신 씨는 "최근에는 차량 부착용 스티커를 따로 제작해 나눠줬다"고 했다.

"'깜박이를 켭시다' 캠페인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공감할 수 있어 더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평가한 이들 가족은 운전문화 선진도시 원주 만들기 시민운동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놨다. "시민운동에 참여 하면서 깜박이를 켜지 않는 운전자 중 많은 수가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내년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않기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교통질서 위반차량에 별도 제작한 위반 스티커를 일정기간 부착하도록 강제하는 것도 운전문화 선진도시 만들기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남편 이 씨는 강사모(강원경찰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으로, 아내 신 씨는 재능기부 형태의 공연에 참여하는 등 평소에도 봉사를 생활화하고 있는 이들 부부는 "가족봉사운동이 우리 아이들은 물론 우리가족을 변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2013년부터 가족봉사운동을 통해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서 아이들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이 씨는 "아빠나 엄마의 봉사활동에 동행하고도 소극적이었던 큰 아이(가영)가 지난해에는 스스로 신청서를 접수해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고 귀뜸했다.

부인 신 씨도 "가족봉사운동에 참여할 결심을 한 것은 사실 큰 아이(가영)의 봉사점수를 쉽게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면서 "하지만 참여 횟수가 늘고 보람의 크기가 커질수록 가족봉사운동은 우리 가족에게 큰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자원봉사를 함께 했는데 커갈수록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며 "무슨 일이든 지금처럼 열심히 가족이 함께한다면 그 것보다 좋은 일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