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도 아끼고 사랑해야 할 '우리'"

지난 2009년 결성된 '강원경찰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김영균, 이하 강사모)'은 경찰 내 부당하고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직원들이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자 만들었다.

이와 더불어 동료 간의 원활한 교류와 조직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활동한다. 특히 회원 중 조직 내에서 부당한 인사발령이나 징계를 받게 될 경우, 동료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변호사 선임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돕고 있다.

원주를 비롯한 춘천, 홍천, 삼척, 강릉 등 170여명의 경찰관이 강사모에 소속회원으로 활동하며 올바른 조직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강사모는 '짜장면 만드는 경찰아저씨'들로 더 유명하다. 부당한 조직문화를 바꾸고자 시작한 강사모가 짜장면 봉사단체로 더욱 알려지게 된 계기는 원주경찰서의 서훈 덕분이다.

'우리가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자'라는 문구에 따라 경찰 동료들끼리 서로 화합하고 친목을 다지는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그들의 본분에 따라 보호해야 될 시민들도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할 '우리'라는 생각에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사회에서도 가장 그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을 찾아 봉사하면서 그들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졌다. 10여명의 회원이 처음 천사의집을 찾았을 땐 아이들과 손잡고 산책을 하거나 식사를 돕는 봉사에 참여했다.

2천 포기 넘는 김장김치도 거뜬히 담그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일들을 찾아가던 중 짜장면 봉사를 기획하게 됐다. 일반인들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짜장면이지만 시설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외출이나 배달이 쉽지 않은 간절한 외식메뉴였기 때문이다.

반죽부터 면뽑기, 면삶기, 양념만들기, 그릇에 담아 나르기까지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짜장면을 먹으며 즐거워할 아이들 생각에 맛있게 만들기 위해 수없이 연습했다. 짜장면 만드는 실력이 늘면서 봉사기관도 요양원, 장애인시설 등으로 점차 늘려갔다.

각자 역할을 분담해 평균 200~300그릇을 만드는 일도 수월하게 해냈고 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30분 안에 2천 그릇을 만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매달 복지시설을 찾아 짜장면 배식봉사를 하는 것 외에도 사내 밴드의 공연봉사와 후원물품 전달 등 다양한 활동에 앞장선다. 

3대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균 경위는 "주·야근 교대근무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하루를 짜장면 봉사하는데 함께하는 회원들을 보면 늘 감사하다"며 "짜장면을 드시며 행복해 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매달 봉사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지난 8년간 이어온 봉사활동을 인정받은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2013년 안전행정부가 개최한 전국 사회봉사 재능나눔 우수발표 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했으며, 2012년과 2014년에는 각각 1·2대 회장이 강원도 주민자치봉사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던 김 회장도 국무총리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되는 등 이들의 봉사활동은 여러모로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강사모 이름으로 원주시 사회공헌장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올해 강사모는 선배들과 뜻 깊은 활동을 함께 하기 위해 새로 들어온 신입회원들이 부쩍 늘었다. 김 회장은 "앞으로 강사모를 이끌어갈 신입회원들과 함께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강사모 회원들이 공무원의 신분을 떠나 이웃을 돕는 순수한 봉사정신으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