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그림발전소(소장: 김진열)는 최근 원주교육문화관에서 아주 남다르고 특별한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는 '희망점프2016'이란 주제로 그림뿐만 아니라, 부조, 조형 등 다양한 작품들이었다. 더욱 특별한 것은 참여한 작가들이 발달장애(지적장애, 자폐성장애), 특히 원주지역에 거주하는 자폐성 장애인들이라는 점이다. 전시회에 가 본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였겠지만 이들 작가들이 표현한 작품세계를 보면 자신들이 남다른 만큼 그 표현도 남다르고, 그늘이 없는 순수성을 작품 속에 그대로 담고 있었다.
　묘사하는데 있어서도 일반인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인물을 바라본 시각이나, 육지동물 속에 물고기가 살고 있다는 상상을 작품으로 그대로 표현하는 순수성과 놀라운 표현력은 일반인들의 시각이 얼마나 정형화된 생각인지를 되돌아보게도 한다.
　학자들은 자폐성 장애인들이 능력의 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자폐성 장애인들은 여러 면에서 특히 대인관계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상황에서 대부분 절대적인 부족을 보이지만, 그리고 개인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그리고 일부 자폐성 장애인에게는, 바다 위의 섬처럼 특별한 재능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영과 같이 운동을 잘하는 자폐성 장애인도 있고, 백과사전을 통째로 암기하는 자폐성 장애인도 있으며, 암산이 컴퓨터만큼 빠른 자폐성 장애인도 있다. 이를 우리는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 석학신드롬)'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특별한 재능이 예술분야에서 발휘될 때, 절대음감을 지닌 천재적 음악가나, 천재적인 화가가 된다고 한다. 자폐성 장애인은 일반인들과 달리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에 살고 있다. 이 독특함은 사회성에서 타인과 교류하는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지만, 개성을 강조하고 차별화를 강조하며, 약점을 강조하기보다 강점을 강조하는 현대에 있어서는 그 또한 큰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 측면에서 볼 때, 그리고 다양성 측면에서 볼 때, 세상과 타협하면서 타인의 생각이 작가 자신에게까지 뒤섞여진 기성작가의 작품보다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표출을 보여주는 작품도 관람자는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자폐성 장애인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자폐성 장애인은 사회와 소통하는 문을 열고 일반사회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함께하는 사회요, 다양성을 인정하고 남다른 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주에 소재한 생활그림발전소가 10여년 전부터 미술에 재능이 있는 자폐성 장애인 인재를 발견하여 작가로 키우고 전시회를 통하여 사회와 소통할 기회를 주는 일은 매우 기쁜 일이다. 그 결과 제10회 강원장애인 미술전시회 시상식에서 자폐성 장애인 정영진 씨가 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김진열 생활그림발전소 소장님 같은 분이 그림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분야 특히 음악관련 분야에도 반드시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아노나 드럼 등 음악에 재능을 보이는 원주지역 자폐성 장애인이 여러 명 발견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