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원주시 밀실행정의 민낯이 드러났다. 원주시 행정정보 공개율이 전국 226개 시·군·구 중 225위로 꼴찌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 광주갑)이 행정자치부로부터 제출받은 원문정보공개 현황에서 원주시의 실상이 드러났다. 원문정보공개 현황에 따르면 원주시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원문정보 1천500건 중 982건을 공개하지 않아 정보공개율이 34.5%에 그쳤다.
　원문정보는 공공기관이 업무수행 중 생산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원문으로 공개하는 제도이다. 국민 알권리 증진 및 투명한 행정 실현을 위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원주시 원문정보 공개율은 전국평균(67.7%)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원주시 원문정보 공개율은 40.1%로 전국 최하위였다. 원문정보 공개 여부는 전적으로 담당 공무원 재량이다. 그런 점에서 원주시는 시민의 정당한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원문정보 뿐만 아니라 원주시 개청 이래 최대규모 사업도 '깜깜이'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모은 글로벌 테마파크 사업이다. 지정면 일대 26만4천㎡에 계획된 글로벌 테마파크는 사업비가 5조∼10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이다. 면적은 혁신도시의 8배, 용인 에버랜드의 16배에 달한다. 시책사업이 아니라 국책사업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성공하면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 엄청난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시민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 지정면 땅값이 25개 읍면동 중 가장 많이 상승한 데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이 사업의 진행과정을 제대로 아는 공무원이 없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과정에서 담당부서 공무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업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회피했다. 그러면서 시장 비서실을 취재할 것을 권유했다. 원주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대단위 사업을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모른다는 건 심각한 문제이다. 철저하게 '깜깜이' 상태로 진행하는 건 시민을 기망하는 행위이다. 진척내용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시민에게 알려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원주 고속도로 내 서원주 나들목 문제도 마찬가지다. 원주시에서 불공정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나들목 운영비 협약은 지난 2012년 체결됐다. 그런데 이 협약이 이제야 공개된 것이다. 연간 8억원씩 30년간 240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협약을 원주시의회에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전형적인 밀실행정의 폐해라는 지적에 원주시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공개해선 안 되는 행정정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다수 행정정보는 시민 알권리 충족을 위해 공개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지혜를 모을 수 있고, 후폭풍도 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