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따뚜공연장 내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서 열린 '2016 제29차 원주문화포럼'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 개관을 앞둔 원주생활문화센터 운영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재)원주문화재단과 원주투데이 신문사가 공동주최한 '제29차 원주문화포럼'이 지난 22일 따뚜공연장 내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다음 달 원주건강문화센터 내에 개관하는 생활문화센터 공간 운영 활성화 방안과 원주문화재단의 생활문화정책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원주만의 생활문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주사용 층인 생활문화동아리의 욕구와 공간 운영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원주문화재단의 지원정책 등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생활예술의 개념과 전망'을 주제로 강윤주 경희사이버대학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생활문화센터 운영사례 공유 및 활성화 방안'과 '원주문화재단 생활문화지원정책'에 대해 한송이 (재)생활문화진흥원 정책사업팀 과장과 조혜진 (재)원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발제 후에는 차재근 생활문화진흥원 이사, 한명숙 시민예술창작소 수작 대표, 노만의 판부문화의집 사무국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당일 현장에서 제시된 의견을 정리했다.

생활예술정책은 시민주도형으로
강윤주 경희사이버대학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생활예술의 개념과 전망' 주제발제에서 "생활문화센터는 정부 문화융성정책의 핵심"이라며, "스포츠 동호인들이 생활스포츠를 즐기는 것처럼 '보는 예술에서 하는 예술'로 생활문화 동아리를 활성하 하기 위함"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 달 문을 여는 생활문화센터에서 하드웨어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 내년부터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라고 언급한 강 교수는 "단순히 동아리연습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주의 역사가 있는 원도심의 축이자 원주 사람들의 만남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민주도적 생활예술정책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강 교수는 "생활문화센터는 단순한 문화활동 공간이 아니라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민주주의 학습을 위한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하고 활동과정에서의 정책적 욕구와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문화정책의 형성과 결정, 수행, 평가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자발적 예술관련 조직들간의 연합체 'VAN(Voluntary Arts Network)'과 미국의 'CCD(Community Cultural Development)',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의 '국민문화제' 등 해외 사례를 통해 생활예술 정책지원 방안을 제안한 강 교수는 "여느 지역처럼 관이 주도하는 획일적인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경험과 아이디어가 반영된 원주만의 독특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조성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서툴더라도 다양한 생활동아리 네트워크를 찾아 맵핑화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활문화센터 '성장통' 기간 필요
생활문화센터를 운영 중인 타 지역 사례를 통해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 (재)생활문화진흥원 한송이 정책사업팀 과장은 "생활문화센터가 진정한 생활문화 활성화 거점 공간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개별 센터들마다 나름의 '성장통'을 겪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성장통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간 경험이 쌓여가면서 비로소 건강한 뿌리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예술정책에 있어서는 "기존 유사정책 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을 사전에 발굴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한 과장은 "생활문화센터가 조속히 안정화 될 수 있는 환경마련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생활문화센터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진단한 그는 "생활문화센터는 '생활문화란 무엇인가?'라는 개념 정립에서부터 생활문화센터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특성화 방안, 자생방안, 지역 생활문화시설 간 연대방안 등 센터의 독립적 운영활성화를 넘는 지역적 고민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판' 제공
(재)원주문화재단 생활문화지원정책을 소개한 조혜진 문화사업팀장은 "재단은 시민들이 스스로 생활문화활동에 더욱 쉽고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판을 벌려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생활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생활문화센터 운영과 생활문화동호회를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활동지원사업과 한여름밤의 꾼, 시장에서 춤추자 골목카니발 등을 원주문화재단의 대표적인 생활문화 활성화 사업으로 소개한 조 팀장은 2012년 신설한 생활문화동아리 지원사업의 경우 첫 해 41건 5천600만원에서 올해 55건 1억1천110만원으로 지원사업과 지원액 모두 증가하고 있으며, 한여름밤의 꾼과 시장에서 춤추자 골목카니발에도 참가팀과 참가자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윤주  "서툴더라도 다양한 생활동아리 네트워크 구축 맵핑화"
한송이  "센터 독립적 운영 활성화 넘어선 지역사회 고민 필요"
조혜진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하고 생활문화동아리 교류 추진"
차재근  "정책지원 전략적 접근 필요 단계적 진흥계획 제시돼야"
한명숙  "세대간 장르간 협업…문화예술 콘텐츠타워 역할 기대"
노만의  "소비성 행사 지양 기존 기관·단체 네트워크 형성 중요"


향후 추진방향으로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과 생활문화동호회 교류 추진을 제시한 조 팀장은 "재단의 생활문화지원정책과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원체계 확립과 자생적 모델 구축 등이 필요하다"면서 "문화원, 문화의집 등 생활문화시설과 동호회, 예총, 민예총, 지역문화기획자를 매칭해 지속적인 네트워크로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가 구축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능중복 기관·시설 역할 기능 재설계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의 진행으로 이어진 지정토론은 차재근 (재)생활문화진흥원 이사, 한명숙 시민예술창작소 수작 대표, 노만의 판부문화의집 사무국장 순으로 이어졌다.

차재근 (재)생활문화진흥원 이사는 정책지원에 있어 전략적인 접근을 제안했다. 차 이사는 "생활문화의 영역과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현재도 없고 앞으로도 규정하기 힘들 것"이라며 "초기에는 문화정책 중 지역협력형사업의 지원유형과 카테코리, 장르와의 호환성을 가진 제한적 범위에서 출발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새로운 생활문화 트렌드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활동형태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현재 기능이 중복되는 문화원, 문화의집, 생활문화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분명히 구별해 각각의 제도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문화원의 경우 지역의 향토사 등 핵심미션을 수행하고 문화의집과 생활문화센터는 그 역할과 기능을 생활문화 진흥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생활문화는 눈앞에 목도할 성과가 아닌 느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한 지역의 문화적 자산이 되는 사회공동체 과정에서 오는 성과"라고 언급한 차 이사는 "생활문화정책을 특별한 것으로 과장하거나 엄청난 의미를 두기 보다는 평범한 일상과정으로, 단계적 전략성을 가진 진흥계획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명숙 시민예술창작소 수작 대표는 자신의 동아리활동 경험을 토대로 지속성과 협업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역 내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원금에 의한 1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어 아쉽다"며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의 지원사업과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문가와 아마추어는 물론, 세대 간, 장르 간 협업 등 서로 이해의 폭을 좁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한 대표는 "문화예술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야 한다"면서 "생활문화센터는 시민예술이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점 공간이자 문화콘텐츠타워로써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부문화의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생활문화센터를 바라보는 시각을 소개한 노만의 판부문화의집 사무국장은 소비성 행사를 지양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문화수요자들의 매개자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다.

센터가 안정적으로 지역에 안착하기 위해선 기존 기관이나 단체와의 대화와 네트워크 구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한 노 사무국장은 "생활문화센터는 예술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생활문화를 담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