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원주 수도권전철에 문막역이 배제되자 정부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문막복지회관에서 '여주~원주 철도건설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했지만 문막주민들로부터 쓴 소리만 들었다. 주민들은 여주와 서원주역 사이에 문막역 신설을 요구했지만 국토교통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여주~원주 수도권전철은 지난 9월 개통된 성남~여주 수도권전철 노선과 2017년 말 개통 예정인 원주~강릉 고속철도 사이 21.9㎞를 연결하는 핵심구간이다. 그러나 여주~원주 구간인 여주역과 서원주역 사이에는 계획된 역이 없어 문막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여주~원주 전철 구간은 시속 250㎞로 계획돼 역간 거리가 17㎞ 이상 되어야만 역을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을 언급하며 문막역 신설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부터 시작되는 수도권전철 노선은 원주~강릉 고속철도 시작점인 서원주역과 연결해야 하는데 문막 시가지에 역이 신설될 경우 철도노선이 구불구불해져 고속전철 운행에 지장을 받고 거리가 늘어나 예산이 과다하게 투입되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주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정섭(건등리) 씨는 "9월 개통한 성남~여주 구간은 역사가 21개나 있는데 21㎞가 넘는 여주~원주 구간에 역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설계사 관계자는 "성남~여주 구간은 수도권에 운행 중인 일반전철이라서 시속 250㎞ 고속화가 계획된 여주~원주 구간과 달라 역간 거리가 짧다"며 "시속 250㎞ 고속전철이 역에 정차했다 출발할 경우 2㎞ 이상 운행해야 시속 200㎞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특성상 고속철도 노선에는 역을 만드는 것이 제한된다"고 해명했다. 

김중환 건등9리 이장은 "철도는 사람 중심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전철은 의미가 없으며, 사람이 많이 사는 문막 시가지에 철도가 놓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준희(건등리) 씨는 "인구 6천600명 면 지역인 능서에도 역이 있는데 인구 1만9천명, 경제활동인구 3만명인 문막에 역이 없다는 건 말도 안된다"며 "역간거리 규정, 노선 조정에 의한 비용 증가와 같은 경제성만 보지 말고 문막읍의 발전가능성과 철도 이용률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병리 등 철도가 관통하는 지역에 대한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여주~원주 전철에는 교량 9개소를 비롯해 총연장 21.9㎞ 노선 중 절반을 넘는 14㎞ 구간에 터널 6개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특히 취병리에는 1.9㎞ 거리의 터널과 산과 산을 잇는 90m 거리 교량이 계획돼 생태보고로 알려진 관위산 일대는 물론 축산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게 생겼다.

취병리 진밭마을에서 생활하는 김봉준 화백은 "철도가 우리마을을 파괴하는 것은 용남할 수 없다"며 "철도가 문막 시가지쪽 평지를 지나면 문막역도 만들 수 있고 문막주민은 물론 외지 방문객 등 모두 혜택을 볼 수 있을 텐데 굳이 산 속을 지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문막역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하자 곽희운 시의원은 "문막주민들이 소외되고 사람을 등한시한 철도는 명분이 없다"며 "고속철도 건설 여건상 문막역 신설이 어렵다면 성남~여주 노선이 그렇듯 여주~원주 노선도 일반전철 운행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설계사 관계자는 "여주~원주 구간은 제2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따라 결정된 것이어서 노선 조정이나 문막역 신설이 어렵다"며 "문막주민들의 주장대로라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