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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문화플랫폼 프로젝트 'G지대' 본격 가동

청년들의 리얼리티 생존실험…"우리는 시작합니다" 김민호 기자l승인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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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지대 프로젝트' 참가자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미진, 김지홍, 이수윤, 조국인, 문준현, 이승준, 김병준, 이인우, 백순우 씨.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15 예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예술가의 예술 활동 환경은 열악하다. 조사 결과 30대 이하 예술가 가운데 22.9%는 1년 간 수입이 없거나 수입이 있는 22.4%도 500만원 미만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으로 들어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지난 7월 '원주스타일의 청년문화이야기'를 주제로 열린 '원주문화포럼'에서 청년들은 지역 문화현장에서 자신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지역을 떠나고 싶다 ▷내가 일할 곳은 어딘가 ▷희망이 없다 등으로 나열했다. 반대로 현장에서는 ▷신규인력이 없다 ▷현장은 늘 어렵다 ▷예산이 없다 ▷공간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불만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승진 원주문화재단 정책기획실장은 "문제의 해결은 역시 사람"이라면서 "활용 가능한 자원의 탐색과 확보, 공간을 확장하고 사람을 조직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6개 있지만 인재 유출 심각 

지역 내에 대학이 6개나 있지만 많은 인력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유출되면서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문화예술 생산자나 기획자를 원주에 뿌리내리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있었다.

김병호 전 강원미협 회장은 "생산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지역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주면 문화예술 향유권층의 수요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타 지역들은 이미 발 빠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문화예술 분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부산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충남 당진에서는 지난 6월부터 당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청년 문화기획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근 춘천에서도 '무한청춘 페스티벌'로 대표되는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리얼 생존기 G지대 프로젝트 

(재)원주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인력 양성과 원주스타일의 청년문화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G지대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지난 7월 원주문화포럼 '원주스타일의 청년문화이야기'와 지역의 다양한 청년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물이다. 일단 올해 연말까지 시범사업으로 추진되지만 원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지역 문화인력 양성 시범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람과 공간, 삶에 주목해 지역 청년들이 청년문화공간을 발판으로 스스로 설 수 있는 자생력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과 학습, 워크숍, 벤치마킹 등 지원은 하지만 정해진 프로세스는 없다.

청년들이 가진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겠지만 모든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리얼리티 생존실험'이다. 원주문화재단 신세현 씨는 "단순히 교육프로그램에 그치거나 사업이 종료된 후 참여자가 사업의 부속품화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청년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프로젝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G지대'라는 이름은 하나의 목표(Goal)를 향해가는 서로를 지지하고, 삶의 의지나 열정이 꺾이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받쳐 주는 받침대라는 의미를 담은 명칭이다. 이달 중 중앙청소년문화의집 5층에 문을 열 청년문화공간 '청년마을'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G지대 프로젝트'에는 현재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20대 청년 9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이들은 이론교육, 실무학습, 네트워킹 워크숍, 사업실행 등 4단계의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각자의 색깔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9명의 청춘 '우리는 시작합니다' 

조국인(27) 씨는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는 문화기획을 하고 싶어 G지대 프로젝트의 문을 두드렸다. 참여자 중 가장 막내인 이승준(22) 씨는 대학을 다니면서 잡지를 제작하고 영상을 편집하는 프린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콘텐츠 가이드가 되는 것이 꿈이다.

전문 춤꾼인 이인우(24) 씨는 댄스팀 제스트 브레이커즈 소속이다. 원주를 세계적인 춤의 도시로 만들고 싶어 한다. 건축학을 전공한 이수윤(26) 씨는 건축설계사무소를 그만 두고 웹툰을 준비 중이다.

문화를 통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대학생 백순우(25) 씨는 원주 특산품 음식 쇼핑몰을 구상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실무를 배우고자 지원했다. 장미진(28) 씨는 대학 졸업 후 문화공동체에 몸 담고 있다. 새로운 학습과 실천을 할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참여하게 됐다. 

이밖에도 대학생인 김병준(25) 씨와 김지홍(26) 씨, 영상미디어 강사 문준현(24) 씨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병준 씨는 현장감 있는 문화기획자가 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싶어서, 지홍 씨는 스스로 만들어 낸 즐거움이 지역의 청년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 확인하고 싶어 지원했다.

준현 씨는 자신이 나고 자란 원주에 청년들을 머물게 하고 그들이 발전시키는 도시를 만들고 싶어 용기를 냈다. 

G지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 9명의 명함은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각기 서로 다른 색으로 제작됐다. 자신과 어울리는 색을 스스로 선택했다.

각기 자라온 환경, 가치관이 다른 청년 9명이 '무지개'처럼 각기 다른 색채로 지역 문화예술 현장을 디자인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그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명함 뒤 상단에 적힌 '우리는 시작합니다'란 문구다.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길에 첫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각오는 없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눈길 

국인 씨는 '2천400개의 시선'이란 이름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100명이 일회용 사진기로 촬영한 원도심의 모습으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1명당 24곳의 장소를 촬영해 모인 사진은 2천400개의 시선이 되고, 그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하면 정책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승준 씨는 사회적 문제, 특히 청년들의 고민에 주목한 설치미술 전시를 준비 중이다. 인우 씨는 원도심 공간에 주목해 일단 원주에서 활동 중인 댄서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수윤 씨와 순우 씨는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고 있다. 일명 '혼밥족'들로 불리는 1인 세대들이 중앙시장에서 만나 함께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미진 씨는 자신이 8년간 거주하고 있는 우산동을 청년들의 우산이 되어 줄 청년특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문화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오래된 식당이나 오래 거주한 주민 등 다양한 지역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스토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문화 매거진 발간과 독립출판물 판매를 계획 중인 병준 씨, '자가발전소'라는 이름으로 G지대 프로젝트를 홍보하겠다는 지홍 씨, 문화인력 자급자족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청년 네트워크를 구성하겠다는 준현 씨 역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랐거나 현재 거주하고 있는 원주를 변화시켜 보겠다며 의지를 밝히고 있다. 

내년 100명으로 확대 동력 확보 

(재)원주문화재단은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원주지역 청년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청년들의 문화활동에서 도출된 결과를 분석, 보완해 내년부터는 참여인원을 100명으로 확대하는 등 본격적으로 지역문화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원주문화재단 강승진 정책기획실장은 "지역을 이끌어 갈 주요 동력을 확보하고 지역과 청년의 삶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장미진 씨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청년문화를 뛰어넘어 원주청년들의 삶과 다양한 고민을 담고 해소할 수 있는 문화 프로젝트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참여자 스스로의 책임감도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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