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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원주여고와 옛 종축장 터 맞교환이 또 다시 무산됐다. 이에따라 맞교환 후 옛 원주여고 터에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려던 원주시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강원도와 협의해 맞교환 안을 재상정할 수도 있지만 현재 도의회 분위기로 볼 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제는 옛 원주여고 터를 원주시가 매입해 추진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는 게 원주시 안팎의 시각이다.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장세국, 이하 기행위)는 지난 6일 제259회 임시회 2차 회의를 열어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조성을 위한 옛 원주여고와 종축장 터 맞교환 건을 삭제하는 등 '2016년도 제9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수정·의결했다.

지난 4월 제254회 임시회에서 효율적인 공유재산 관리에 부합하지 않아 부결(삭제)했던 안건임에도 동일한 사안을 아무런 설명없이 그대로 제출했다는 이유다. 대안 제시는 물론 사전 협의 없이 다시 제출한 것은 도의회를 무시한 처사라는 유감표명도 뒤따랐다. 심지어 "주인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기관들이 남의 재산을 놓고 맞교환을 추진한다"며 감정적인 언사까지 쏟아져 나왔다. 

옛 원주여고와 옛 종축장 터 맞교환이 이번에도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는 하루 앞선 지난 5일 예견됐었다. 도의회 기행위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옛 원주여고와 옛 종축장 터 맞교환 안을 제출한 강원도에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실상 부결을 예고한 셈이다. 

원주권 도의원들에 따르면 도의회 기행위 다수 의원들은 지난 4일 가진 간담회에서 "집행부가 사전 설명조차 없었다"며 크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건을 삭제해 심의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었지만 원강수, 최성재 의원 등 원주권 도의원들이 공식 논의는 거쳐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와는 별개로 도의회 전반에 걸쳐 맞교환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게 원주시와 원주출신 도의원들의 시각이다. 도내에서 소위 '잘 나가는' 원주시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이면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도의원은 "김동일 의장을 비롯한 도의회 내 주류세력이 현재 도의회 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최문순 지사의 원주권 최대 공약인데도 강원도가 문제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청 실무부서 직원들이 맞교환의 필요성을 도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는커녕 원주시 요구에 마지못해 시늉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원주권 도의원들과 원주시 관계자들이 도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할 때도 강원도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A 도의원은 "강원도 땅을 원주시가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도청 공무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원주가 선례가 된 만큼 이제 강원도 땅은 18개 시군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 아니냐"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원주시는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옛 원주여고 터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맞교환 안을 재상정하는 것은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고 도의회 내 분위기로 볼 때 통과될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원주시가 옛 원주여고 터를 직접 매입한 뒤 리모델링 비용을 국·도비로 확보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원주시 관계자는 "옛 원주여고 터 2만9천660㎡와 건물 1만1천365㎡를 매입하는 데 14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현재로선 원주시가 직접 매입해 추진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