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매년 치매환자 60여명이 만성질환, 사고, 실종 등으로 병원에 이송되거나 구조되는 것으로 나타나 치매환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소방본부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치매 관련 소방활동을 분석한 결과 도내 치매환자 2천218명이 이송 또는 구조조치 된 것으로 분석됐다. 18개 시·군 중 춘천이 3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원주(303명), 강릉(262명), 동해(16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원주는 2011년과 2012년 각각 65명, 2013년 59명, 2014년 54명, 2015년 60명 등 해마다 60명 내외의 치매환자가 위급상황에 처했다. 

치매환자와 관련된 사고나 실종사건도 잇따랐다. 지난 1월에는 관설동 일대에서 70대 할머니가 한파 속에서 도로변을 걷다가 구조됐다. 경찰이 초라한 행색으로 길을 걷던 할머니를 이상하게 여겨 살펴본 결과 치매환자였으며, 자신의 거주지인 개운동을 벗어나 7㎞ 가량을 걷고 있었다.

작년 12월에는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바깥으로 나간 70대 노인이 도로에서 발견됐다. 이 노인은 자택에서 5㎞ 떨어진 지정면 보통리 일대를 걷고 있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치매환자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원주시보건소에 따르면 현재 원주시에 등록된 치매환자는 1천6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간 치매환자 400~500명이 신규 등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원주시는 치매환자 지원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60대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치매조기검사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치매가 확진될 경우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성인용 기저귀, 물티슈 등 물품과 약값 및 진료비도 지원한다. 

또한 치매인지재활 참여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인정 신청 절차, 치매가족 휴가제도 등 제도도 안내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치매 파트너'라는 신규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400명 넘는 시민이 참여하고 있으며, 배회하는 치매환자를 돕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역할을 한다.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노인 인구 증가추세에 따라 치매환자는 점차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한 사회문제가 대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며 "원주시는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치매가 의심되거나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시민은 언제든 상담을 요청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치매환자의 안전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지금보다 세심하게 운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치매환자 실종사고 예방을 위해 치매환자에 대한 지문사전등록제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원주의 경우 지문등록을 한 치매환자는 고작 1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원하는 배회감지기(GPS)는 인권문제가 거론되기도 하며, 휴대하지 않으면 기능을 상실하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보건소에서 배부하는 인식표도 치매환자가 소지하거나 부착해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