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있는 A보육원의 전·현직 원장이 후원금 등을 불법으로 횡령 또는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보육원은 사회복지재단 산하 기관으로, 보육원생 40여명이 입소해 있다. 

발단은 A보육원 현 원장인 B 씨와 직원들간 불화에서 시작됐다. 직원들이 회계처리 등이 투명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B 원장은 이를 묵살하는 한편 문제를 제기한 직원을 퇴사시키기 위해 정년을 55세로 하향 조정했다고 직원들은 주장했다. 이에 전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재단 이사회에서 반려했다. 

이어 재단 이사회는 조사위원회를 구성,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A보육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보육원생들과 결연을 맺고 있는 후원자들이 어린이재단을 통해 지원하는 후원금을 B 원장이 임의로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보육원생 16명에게 입금된 후원금은 566만원이었으나 이들에게 실제 지급된 후원금은 278만원에 불과했다. 조사위원회 관계자는 "후원금 문제가 불거지자 B 원장이 사비로 161만8천원을 입금했다"면서 "나머지 금액에 대한 사용내역을 요구했으나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A보육원에 실습을 나온 실습생들이 낸 실습비와 직원들이 매월 식비로 내는 돈도 B 원장 및 전임 원장인 C 씨가 개인통장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식비의 경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C 전 원장은 1천800만원, B 원장은 845만원을 개인통장으로 관리했다고 조사위원회는 밝혔다.

또 같은 기간 실습생들이 1인당 10만원씩 낸 실습비 850만원도 개인통장으로 입금됐다. 조사위원회 관계자는 "개인통장으로 관리해선 안될뿐더러 착복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후원금 중 100여만원으로 선물을 구입해 재단 이사회 이사들에게 돌리는 등 불법 부당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조사위원회는 밝혔다. B 원장이 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는 후원금 사용내역이 수기로 적혀 있었고, 증빙자료도 없어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조사위원회 입장이다. 

이에 대해 B 원장은 "실습비나 식비의 개인통장 관리는 관행이었고, 후원금 문제는 많이 입금된 아이들의 통장에서 돈을 출금해 소외되는 아이들에게 지급했다"면서 "유용하거나 착복한 돈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직원들은 원장 B 씨를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