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경관계획과 야간경관계획을 수립 중이다. 경관법에 근거한 것으로, 인구 10만명을 초과하는 시·군은 의무사항이며, 5년마다 재정비해야 한다.

원주시 경관계획은 2007년, 야간경관계획은 2010년 최초로 수립됐다. 이번 계획은 최초 수립 이후 변화된 도시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게다가 경관계획과 야간경관계획을 동시에 수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는 27일 시민 공청회를 거쳐 시의회 의견청취, 원주시경관위원회 심의를 완료하는 올해 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경관계획은 우수한 경관을 보전하고, 훼손된 경관은 개선·복원하며, 새로운 경관을 개성 있게 창출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또한 향후 원주시 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기본 지침이 된다. 

다시 말해 원주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가는 작업인 셈이다. 그렇다면 원주만의 고유한 색깔은 무엇일까? 원주시가 경관계획을 수립하며 시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원주시 하면 즉각 떠오르는 장소는 치악산이었다.

또한 원주시 하면 즉각 떠오르는 이미지로는 청정자연경관을 꼽은 시민이 가장 많았다. 치악산, 백운산, 섬강 등 우리 곁에 있는 수려한 자연환경을 영원히 간직하고픈 마음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행 경관계획 및 야간경관계획이 도시 이미지 구현에 작용했는지를 묻는다면 답변이 궁색하다. 경관계획 및 야간경관계획은 수립돼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관계획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가 원주혁신도시이다. 정부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별로 최적의 도시색채 이미지를 구현해 지역특성에 맞는 색깔을 입히기로 했다. 이는 혁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택지를 대상으로 경관계획을 도입한 국내 첫 사례였다.

건강·생명·관광도시를 표방하는 원주혁신도시는 생동감을 고려해 녹색 위주의 색채대비를 강조한 도시 이미지를 표현하도록 결정됐다. 이에 따라 건물 외벽은 녹색, 지붕은 갈색 계통으로 정했으며, 원주혁신도시에 짓는 모든 건축물에 적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의 원주혁신도시는 이 같은 규정이 제대로 적용됐는지 알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건축허가 과정에서 조정이 가능했지만 실제로는 건물주의 요구가 주로 반영돼 일관된 모습을 찾기 어렵다. 그나마 지난해 4억원을 투입, 행구수변공원에 조성한 야간 경관조명은 어느 정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더라도 실천방안이 명확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번 경관계획 및 야간경관계획도 마찬가지이다. 구속력을 담보하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짙다.

원주시 경관조례에서는 경관·미관지구 및 중점경관관리구역 내에서 일정규모 이상 건축물을 신축할 때 경관심의를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도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때에는 경관심의를 받도록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관을 꾸준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은 후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