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생산비는 사료값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산비 가운데 사료값 비중은 축종에 따라 40~60%에 달한다. 농가들은 농협을 비롯한 일반 사료회사들을 상대로 사료값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곡물가 상승 등으로 이를 반영시키긴 어렵다. 원주시가 추진하는 유휴지 조사료 생산장비 지원사업과 원주축협 조사료 사업단 활동이 축산농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한우 농가가 유휴지에 재배한 사료용 옥수수를 원주시가 장비를 사들여 원주축협이 수확하도록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원주시는 올해 도·시비 7억6천만원을 들여 농업용 트랙터와 곤포장비를 구입했다. 농가에서 필요한 장비를 원주시가 대신 구입해 농가 경영비를 절감시키기 위해서다. 원주축협도 조사료 사업단을 결성해 개별농가가 일일이 농작물을 수확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없앴다. 

원주농업기술센터 안치주 한우육성담당은 "번식우를 키우거나 송아지에게 사료를 먹일 때 저렴한 비용의 조사료를 공급할 수 있다"며 "대량으로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는 기존 조사료 생산비의 최대 절반 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농가 반응은 뜨겁다. 첫해 사업이지만 조사료 재배농가가 많았던 것. 

원주축협 조사료 사업단에 수확을 신청한 농가만도 8월 중순 현재 60여 농가에 이른다. 원주축협은 20여 농가가 추가로 신청할 것으로 예상돼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수확 작업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주축협 정병언 과장은 "사일리지 생산비나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신청이 몰리고 있다"며 "내달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 신청이 쇄도하면 10월 이후에도 작업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가들이 원주시에 신청한 사일리지 신청비율도 예년 이맘때는 전체농가의 60% 정도였지만 올해는 20%p 상승해 장비지원 사업이 실효를 거두고 있음을 증명했다. 

한편 원주시는 문막·부론지역 유휴지에 조사료 생산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43농가가 70㏊를 신청했는데 벼를 수확한 뒤 호맥 등을 심어 이듬해 봄 수확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조사료 생산장비 지원사업과 원주축협 조사료 사업단 운영으로 조사료 생산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