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밭작물이 타들어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원주지역 8월 강수량은 1.9㎜를 기록했다. 작년 8월 70㎜, 평년 196.7㎜에 크게 못 미치는 강수량이다. 지난 22일까지 8월 평균 기온도 28.9℃를 기록해 평년 평균기온 25.4℃보다 3.5℃ 더 높았다. 

비는 적게 오고, 기온은 상승하면서 농민들 가슴도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가을무·배추 등은 싹이 타버리는 피해를 입고 있다. 흥업면 매지3리 공모(45) 씨는 "가을배추를 준비해야 하는데 모종이 다 말라죽어 근심"이라며 "깨나 콩 농사를 망친 농민도 많다"고 말했다.

부론면 손곡리 심모(63) 씨는 "하천물을 끌어올려 물을 주곤 했는데 지금은 하천도 말라버렸다"면서 "저수지 물도 거의 없어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현재 원주 전체 저수율은 55%로 '가뭄 주의 단계'이지만 손곡저수지(35.6%), 대안저수지(40.7%), 운남저수지(35.55%), 흥업저수지(37.6%) 등은 '가뭄심각 단계'이다. 

사정은 심각하지만 원주시로서도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태이다. 관정을 판다고 물이 시원하게 나올지도 미지수이고, 공사기간도 8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 게다가 밭작물은 일일이 물을 댈 수도 없는 형편이라 농민 개개인이 가뭄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무·배추는 물론, 고추 등 노지 밭작물의 경우 가뭄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농작물 생산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며 "모든 밭작물은 필수적으로 스프링클러 등을 이용해 관수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