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현관광지 야영장에 설치된 개수대 주변에 잡풀이 무성할 정도로 방치돼 있다.

원주시가 간현관광지 활성화 및 노후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40억원 규모의 간현녹색충전지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관광지 모습이 몰라보게 바뀌면서 방문객들이 붐빌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여름 성수기 때 차량이 가득 들어찼던 주차장은 절반도 못 채웠고 상권 매출은 반토막 났다. 

간현관광지 상인과 이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원주시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도로 정비, 조경, 영업용 평상 철거 등 관광지 외형을 바꾸는 대규모 공사를 추진했지만 사업효과는 미미했고 방문객은 급감했다.

지난 5~6일 관광지에서 펼쳐진 섬강축제의 경우 방문객 숫자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첫째날 맨손 메기잡기 행사가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상인 A 씨는 "사업 추진 전 여름 성수기 때는 차량 5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부족할 정도였고 관광버스가 20대 가량 들어왔지만 올해 주말에는 200대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민박집과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는데 매출은 예년과 비교하면 1/3 수준으로 줄었다"고 하소연 했다.

상인 B 씨는 "과거 성수기 주말에 식당을 운영하면 하루 종일 손님이 밀려들어 쉴 틈이 없었는데 올해는 손님이 없다"며 "올해는 하루 1~2팀 받는 날이 허다했다"고 토로했다. 

시설물 부족이 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상인들의 판단이다. 식당, 민박집 등 20여개 업소 앞에 놓여 있던 영업용 평상을 철거한 지점을 전면 공원화했고, 도로를 정비하는 등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는 대부분 종료돼 관광지 이용에는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벤치, 테이블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새로 심은 조경수는 충분한 그늘을 제공하지 못해 휴식을 취할만한 여건이 부족했다. 

상인 C 씨는 "상인들이 간현녹색충전지대 조성사업 취지에 동감해 평상 철거를 합의했고, 매출에 타격을 입더라도 공사과정의 불편함을 감수했지만 올해 여름 성수기에 얻은 결과는 초라하다"며 "관광지를 쾌적하게 바꿔 놓은 것은 모두가 만족하지만 편의시설이 미흡해 방문객들의 불만을 샀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관광지 내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었지만 사업과 함께 상당수의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어 그늘이 많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관광지 내에서 야영이 불가능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과거 관광지에서는 틈만 있으면 텐트가 자리를 잡았고 하천변에서도 취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원주시는 쓰레기 투기, 차량 통행금지 위반 등 무분별한 행위가 계속되면서 관광지 질서가 무너졌다는 이유로 야영과 취사를 전면 통제했다.

물론 문제가 많았기에 대부분의 상인들이 대책에 동의했다. 대신 원주시는 관광지 제일 끝 지점에 위치한 야영장을 메인 야영장으로 내세워 방문객을 유도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메인 야영장이 제대로 된 관리 없이 방치됐다는 점이다. 잡풀만 무성한 야영장은 텐트를 쳤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개수대 등 편의시설은 열악했다. 원주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시설 및 취사장 신설, 목재를 이용한 사이트 구획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여름 성수기가 끝난 만큼 시기를 놓친 것이나 다름 없다.

해마다 간현관광지에서 야영을 즐겼다는 D 씨는 "메인 야영장 이외 장소에선 야영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살펴봤으나 관리조차 안 된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상인들과 방문객들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 개선사항을 요구했다. 관광지에서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는 만큼 셔틀버스 등 이동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관광지 홍보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선순위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 제때 추진되지 못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처럼 상인과 방문객들이 간현관광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원주시는 간현녹색충전지대 조성사업이 2018년까지 계획돼 있는 만큼 사업물량이 많이 남아있다고 해명했으며, 시설 확충사업을 조기에 추진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으로 주차장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까지 관광지 초입인 1단지 앞 섬강변에 물놀이시설을 만들고 야영장을 전면 정비할 계획이다. 상가 앞 공간에는 의자와 그늘시설,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쉐어링가든을 조성해 공동의 휴식처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작년부터 공사를 시작했고 앞으로도 2018년까지 2년 이상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점차적으로 시설물을 확충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시킬 것"이라며 "나아가 전략적인 홍보와 관광지 내 대체 이동수단을 강구하는 등 관광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