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천지인초를 운영하는 심만섭(49) 대표에겐 변하지 않는 기업 철학이 있다. 돈이 없어서 질병 치료를 못 받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 가난하다는 이유로 병을 키우다가 전재산을 탕진하거나, 목숨을 잃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매월 소외계층 가정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건강식품을 전달하고 있다. 부모들에게는 말벗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가 만나는 소외계층 자녀들이 영양상태가 좋지않아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2013년 이후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쳐 그가 도와준 아이들은 100명이 훌쩍 넘는다. 

심 대표는 지난 2013년 상지대 내에 한방건강식품 제조회사를 설립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한약재를 수집해 한방건강보조식품을 만들고, 취약계층도 고용해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위스타트원주마을, 온새미사회적협동조합, 성공회 나눔의 집 등을 찾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그가 큰 병원의 약재실장을 시작하고난 부터이다. 중국 상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중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한국 큰 병원에서 약제실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매일 환자를 살피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환자들은 수백만원 씩 드는 한약재도 어려움 없이 복용하는 것을 접하게 됐다.  
하지만 서민들은 병을 참을 때까지 참다가 할 수 없이 내원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 충격을 받게 됐다. 병을 키우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고, 병을 고친다 하더라도 전재산을 탕진하는 경우도 많아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심 대표는 "사회적기업가 육성과정을 밟으면서 나만 잘 살겠다고 하기보단 더불어 나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결혼이민자도 있었다. 필리핀 여성이었는데 가정불화로 인해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해 있었고, 자녀도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발육이 좋지 않았다. 아이에게는 건강보조제품을, 어머니에게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정을 돌봤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상처 깊은 사연들이 오갔고,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힘을 북돋아 재기하도록 도와주었다. 

심 대표는 "아이들이 위스타트 원주마을에 있는 시간은 하루에 길어야 4~5시간 밖에 안된다"며 "대부분 가정에서 부모님과 지내는데 부모님이 힘들어하면 자녀에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겐 가정환경이 중요하다는 것. 가정방문에서 그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일, 그러면서 회복했던 과정을 들려주며 희망을 북돋아 주고 있다. 

한편 그는 회사가 잘 돼 더 큰 이윤이 창출되면 장애인들과도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것.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지역사회 어려운 이들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희망을 선사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