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분쟁을 회피하고 안정적으로 사업하기 위한 두 가지 상식에 대해 설명해 보려 한다. 첫 번째로 상표권의 효력은 전국적으로 미치기 때문에 설령 지역이 달라도 어느 한 사람이 상표권을 획득하면 다른 지역에서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시킬 수 있다. 

사업자 등록을 할 때 세무서에서 이름 바꾸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겪지 못했을 것이고 일반인 입장에서는 세무서도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상호로 사업자 등록을 냈으면 당연히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타인이 먼저 등록한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상표권 침해로 민·형사상 제재를 받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상표 선택 이전에 반드시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가 동일 또는 유사한 업종(상품)에 존재하는지 철저한 검색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내가 먼저 사용했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다. 물론 먼저 사용한 사람에게 상표권 침해의 예외를 두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나(이를 통상 "선사용권"이라 칭한다) 타인의 상표 출원 이전에 계속 사용해서 일정한 인지도를 획득했을 것을 요하며, 그 인지도가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 이를 적용받기는 어렵다. 

법원에서 이 선사용권을 인정한 사례도 찾기 힘들다. 또한 2013년 10월 5일 시행된 개정법에서는 상호 또는 자신의 성명을 상표로 사용하는 경우 인지도 없이도 선사용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선사용권이란 현 사용상태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선사용권에만 기댄다면 이후 사업영역의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

또 상표로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 "자신의 상호 또는 자신의 성명"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모든 경우에 이 규정을 적용받기는 어렵다. 

두 가지 사안을 모두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상표 선정 이전에 철저하게 상표를 검색하고 사용할 상표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잘 모르고 상표를 선정해서 간판을 바꾸고 제품 포장을 다시 디자인하고 그 상표에 대해 새롭게 광고하고 신용을 다시 쌓아야 하는 사례를 수 없이 지켜봤다.

법은 모르고 지내는 것이 가장 속편한 것은 맞지만 사업자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법적 상식을 가져야 하며, 이 글을 읽고 상기와 같은 사례를 겪지 않기를 기원한다. 

 

김보정 미주이노베이션 변리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