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동과 태장동 주민, 도·시의원, 원주시, 강원도,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 등 30여명은 지난 10일 악취발생시설을 순회·점검하는 합동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악취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원주시와 악취발생시설들이 자체적으로 악취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원주시는 악취에 대한 문제점을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악취발생시설을 순회·점검하는 방식의 합동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합동 현지조사에는 원주시, 지역 도·시의원, 우산동과 태장동 단체장 및 지역주민, 원주지방환경청과 강원도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악취로 인한 민원이 발생했는데 함께 현장을 살펴보면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동 현지조사를 계획했다"며 "특정시설에 대한 민원이 계속돼 왔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악취발생시설의 실체를 확인하고 의견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합동 조사단은 삼양식품 회의실에 집결한 뒤 악취 원인으로 꼽히는 장류 제조시설과 스프 제조시설을 점검하고 삼양식품 관계자로부터 악취저감 계획을 청취했다. 이어 우산산업단지 내 식용기름 제조공장인 제일유화를 방문, 공장 관계자의 설명과 함께 옥수수를 건조하고 착유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또한 원주시가 운영하는 가축분뇨처리장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동해 조사를 펼쳤으며, 바이오메탄 자동차연료화시설도 점검했다. 

이번 조사에서 5대 악취발생시설이 악취개선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시가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실시한 악취진단(8월 1일)에서 악취 기준치 10배를 초과,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삼양식품은 오는 11월까지 악취개선사업을 완료하기로 했다.

▲ 우산산업단지 내 식용기름 제조공장인 제일유화 관계자(사진 왼쪽)가 시설을 설명하는 모습.

삼양식품은 스프 제조시설에 악취저감시설을 신설하고 장류 제조공정에서의 악취를 완화하고자 오존발생장치 부품과 여과집진시설을 교체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시민들이 악취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원주시의 개선권고를 적극 수용했으며, 시설물을 보완해 악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에서 발생되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가스를 생산함에 따라 악취와 관련해 가장 많은 민원이 제기됐던 바이오메탄 자동차연료화시설도 대책을 강구 중이다.

오는 11월까지 4억2천700만원을 투입해 음식물 쓰레기가 유입되는 파쇄 선별기 2대를 교체하는 한편 협잡물 보관장소에 침출수 차집수로를 설치하고 외부 암롤박스에도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가축분뇨처리장은 지난해 악취기술진단을 완료한 뒤 현재 시설보강 실시설계를 진행 중으로, 내년부터 7억5천만원을 들여 악취방지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하수종말처리장은 내년 8월까지 1차 침전지에 보온 덮개를 설치하고 탈취시설, 분뇨처리장 악취포집 닥트를 신설하기로 했다. 제일유화는 지난 2일 원주시에 악취기술진단을 요청, 진단 결과에 따라 시설을 보강하고 당분간은 중화제를 사용해 악취를 저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지조사에서 악취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우산동, 가현동, 태장동 등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용정순 시의원은 "악취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악취발생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악취관리지역 지정은 강원도 권한이어서 강원도와 함께 면밀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악취발생시설들이 악취개선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개선효과를 지켜본 뒤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