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희망을 원한다면 당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희망을 부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니까"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야 안젤루의 말이다. 백인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하고 여성의 권리 또한 낮았던 시대에 마야 안젤루는 마틴 루터 킹, 말콤 엑스 등과 함께 흑인 인권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미국 정부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인 '대통령 자유메달'을 받기도 했다. 

인권은 오랜 역사 속에서 차별에 저항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얻어낸 것이다. 중세시대 종교개혁, 프랑스대혁명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했다.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인권은 우리 모두의 일상이다. 마야 안젤루의 말처럼 우리가 더 좋은 세상을 위한 희망의 씨앗을 이 사회에 뿌리기 원한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강원인권사무소 설치 유치를 바라는 우리들의 마음도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를 위한 '우리의 희망'을 부르는 노래인 것이다. 

현재 국가인권위 지역인권사무소가 설치된 곳은 2005년 부산과 광주를 시작으로 2007년에는 대구가 그리고 지난해는 대전인권사무소가 문을 열었고 이제 남은 곳은 강원도뿐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된 지 14년이 지났어도 강원도민은 잠재적 인권 피해를 참아야 하는 상황이 강제되고 있다. 이 현실을 감안하면 강원인권사무소 설치가 늦어지는 것은 강원도민의 입장에서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권역의 주민들은 인권문제를 진정하기 위해 해당 지역사무소를 찾아가고, 강원지역 주민들은 서울까지 가야하는 것은 명백한 특정지역에 대한 차별일 수밖에 없다.

또 인권문제의 주요 사안 중 하나인 차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와 권한에 대해 정의한 파리원칙은 '국내의 어떤 지역에서든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고 그러한 상황을 끝내는 데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고 필요한 경우 정부의 입장과 행동에 대한 의견표명'을 하도록 되어 있다. 

강원의 인구는 154만명, 인구가 5만 이하 작은 군이 11곳, 10만 이하 군소도시가 4곳으로 군소도시의 주민이나 노약자들이 많아 서울 접근성과 정보 이용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대도시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강원인권사무소는 차별의 시정이라는 측면에서도 꼭 설치되어야 한다.

이런 곳에서 면전상담을 위해 서울 종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까지 가려면 3~4시간 이동시간이 필요할 뿐더러 상담시간과 다시 돌아오는 시간까지 계산한다면 일과시간의 거의 전부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면전진정을 요구하는 5개의 교정시설과 1군사령부 관할 군부대, 다수인 보호시설 등 국가인권위가 직접 찾아 갈 때도 똑같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 강원인권사무소가 설치되면 인권서비스 제공, 인권침해에 따른 신속한 권리구제, 접근성 제고, 다양한 정보 제공 및 시민 개개인의 인권을 지키고 존중할 수 있는 편의성을 확대하는데 용이할 것이다.

또한 교육과 홍보의 확대는 지역사회와 지역민들에게 인권의 개념과 이해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인권감수성을 확장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동 등과 관련하여 긴급한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시민사회 차원의 대책위 구성과 대응 등의 활동이 있어왔는데 보다 긴급한 사안이나 미해결 인권문제등도 국가인권위 강원인권사무소 차원의 활동이 수반되어야 인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숙현 원주여성민우회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