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RPC 사업 추진은 잇따른 걸림돌로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말 열린 원주지역농협 조합장 회의에서 연합RPC 사업 방향에 대한 컨설팅 결과를 발표했다.  

▷문막농협을 중심으로 한 통합 ▷호저농산 시설 매입 ▷호저농산 RPC사업권 매입 후 시설 임대 ▷새로운 DSC(벼 건조장 시설) 건설 등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벼 건조시설이 없는 남원주, 판부, 신림농협이 벼 건조·저장시설(사일로)을 신축하고 다른 지역농협과 연합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밝혔다.

남원주농협 간은성 조합장은 "컨설팅 결과에 따라 3개 지역농협 조합장이 벼 건조시설을 추가 신축하기로 협의했다"며 "5천㎡에 사일로 3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사일로 3기를 짓는 비용이 16억원 가량 들 것으로 예상되고, 토지매입비까지 합하면 30억원 가량 소요된다. 3개 지역농협은 원주시에 시설투자비의 50% 지원을 요청했으나 원주시는 "3개 지역농협이 RPC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용지원은 어렵다"고 밝혔다.  

위치도 문제이다. 남원주농협과 판부농협은 원주농협 인근에 토지를 매입하고 사일로를 짓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장소가 RPC 사업허가를 받기에 부적절하고 접근성이 좋지 않아 다른 부지를 물색 중이다.

그런데 사일로 건설에 주민 민원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수천명의 조합원이 벼를 저장시설까지 운반해야해 교통량이 늘어나고, 시설 운영 시 소음이나 먼지 피해도 우려돼 주민들로서는 시설을 꺼리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적당한 부지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찾는다 하더라도 주민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협들은 적정 위치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뽀족한 해법이 없어 올해 안으로 연합RPC사업이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행히 올해는 호저농산이 폐업을 유예하기로 해 3개 지역농협은 호저농산 시설을 임대해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연합RPC 사업 추진에 따른 토지 매입과 주민 설득, 시설 확충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소한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추수 때까지 이를 완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남원주·소초·신림·원주·판부농협이 연합RPC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벼 수매와 판매 때문이다. 폐업을 선언한 호저농산이 벼 수매와 판매를 하지 않으면 이를 대신할 수 있는 기관이나 시설이 없어 농민들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현재 연합RPC 사업은 농업인들에게 초미의 관심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