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경찰서가 지난 주 밤샘주차 차량에 단속 예고문을 부착하는 모습.

화물차량과 건설기계들의 밤샘주차가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켜 대책이 요구된다. 새벽시간대에 차량 공회전으로 인한 소음과 매연 을 발생시켜 인근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가 하면, 도로를 점령해 교통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원주경찰서와 원주시는 8월 한달간 밤샘주차 화물차량·건설기계 합동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단속은 최근 화물차량·건설기계 밤샘주차로 인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4일 밤11시25분쯤 단구동 강변로 도로변에 세워진 25톤 덤프트럭 뒷부분을 60대 남성이 몰던 화물차량이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17일 밤9시20분쯤 반곡동 푸른숨9단지 앞 편도 3차로에 불법주차돼 있던 6톤 화물차량과 경차가 충돌해 경차 운전자였던 40대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화물차량·건설기계 불법주정차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자 원주경찰서와 원주시가 단속에 나섰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는 불법주정차 화물차량에 대해 단속 예고문을 부착하는 등 홍보활동에 주력했으며, 오늘(1일)부터 8월 한달간 대로변이나 사고위험 구간에 세운 화물차량·건설기계에 대해 원주시와 합동단속을 펼치기로 했다.

자정부터 새벽4시 사이에 1시간 이상 지정 차고지가 아닌 도로, 주택가 등에 차량을 불법주차했을 경우 단속 및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된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화물차량들의 대로변 불법주정차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가중되고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단속으로 화물차량 밤샘주차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주경찰서와 원주시가 합동단속을 실시해 밤샘주차를 근절하려 하지만 원주에 수많은 화물차량·건설기계가 등록돼 있고, 지정 차고지 이용률이 낮아 단속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주시에 등록된 탑차, 카고트럭 등 화물차량은 5톤 이상 일반화물차량 500여대, 1톤~5톤 개별화물차량은 670여대로 1천대가 넘는다. 또한 덤프트럭, 레미콘, 굴삭기 등 건설기계는 4천67대이며, 이 가운데 덤프트럭과 레미콘이 각각 660여대, 330여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일부 차량 소유자들이 지정 차고지가 아닌 자신의 집 근처 도로상에 차량을 주차하는 것이다. 영업용 화물차량과 건설기계는 차고지를 보유해야만 허가가 난다.

그러나 대다수의 차량 소유자들이 동지역이 아닌 공터나 차를 세워둘 곳이 많은 읍·면지역에 차고지를 두고 있는 만큼 시내권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차고지 이용을 꺼리고 있다. 

또 외지에서 유입된 차량들도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원주시가 지난 6월 말 화물차량 밤샘주차 단속을 실시, 32건을 계도·단속한 결과 2/3 가량이 외지 차량이었다. 원주에서 허가를 받은 차량은 불법주정차가 확인되면 과태료 대상이지만 외지 차량의 경우 지역 내에서 처리할 수 없어 해당 지자체로 이첩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원주에서 허가받은 영업용 화물차량들도 문제이지만 외지에서 들어온 차량들도 이에 버금가는 만큼 계도·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원주경찰서와 연계해 밤샘주차 차량들을 집중 단속함으로써 차량 소유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화물차량 밤샘주차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지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우산동 강원도도로관리사업소 인근 부지에 국비 120억4천만원, 시비 51억6천만원 등 172억원을 투입해 2018년까지 화물차 450대, 승용차 50대 등 5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화물차 공영차고지를 조성하려 했다.

그러나 우산동민 상당수가 우산공단, 바이오메탄시설, 하수처리시설 등이 우산동 일대에 밀집해 장기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사업을 반대했다. 부지가 선정돼야 국비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체 부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접근성이 용이해야만 사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만큼 읍면지역은 배제하고 동지역에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