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혁신도시 모 공공기관의 간부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원주는 아직 공동체가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아파트에 사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면 이웃집 사람들이나 아이들이 인사를 하더군요. 서울에 살 때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일인데 원주는 아직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좋습니다."

물론 원주에 있는 모든 아파트에서 이런 모습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또 같은 아파트에서도 사람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게 우리의 현주소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서울에서 살던 사람에게 비쳐진 원주는 아직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갈수록 심각해 지는 빈부격차와 이웃간의 단절로 인해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특히 대도시일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심각하다. 문제는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면 행복한 사회와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주사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과제는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원주는 우리나라에서 인구증가가 가장 빠른 도시 중 하나이다.

혁신도시, 기업도시가 완성되고, 수도권 전철이 개통되면 증가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되면 원주는 수도권 위성도시로 전락해 아직은 남아있는 공동체 문화조차 사라질 우려도 있다.

때문에 지금부터 원주의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공동체 문화를 살리는데 있어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은 아파트 공동체이다.

하지만 아파트 벽을 허문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미 아파트에서 이웃간의 단절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문을 여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엘리베이터에서 인사하기 캠페인을 벌이면 어떨까. 일부 아파트에서 하고 있는 아파트 녹색장터나 아파트 축제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여건이 허락돼야 가능하겠지만 행구동 백년가약아파트는 아파트내에 가족농원을 조성해 주민들이 함께 농사를 지으며 벽을 허물었다고 한다. 

단구동 현진에버빌2차아파트처럼 독서릴레이를 전개하는 것도 의미있는 공동체 운동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주 부터 원주 한 도시 한 책 읽기운동에 동참해 독서릴레이 운동을 시작했다.

선정된 도서를 1층에서 15층으로 돌려가며 읽을 예정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책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접촉하고 대화하는 분위기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곡동 푸른숨3단지아파트에서도 이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참여신청 문의: 원주투데이)

이외에도 아파트단지마다 세대간 벽을 허물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의지이고, 필요성을 절감하는데 있다. 아파트단지마다 입주자대표들이 앞장서 아파트 공동체 운동을 전개해 보길 기대한다. 원주시도 공동체 문화운동이 적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시책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