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인구는 33만8천900여명, 차량등록대수는 15만대로 시민 2명 당 차량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차량등록대수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5만대나 늘었다.

교통인프라는 제한적인데 차량은 급증함에 따라 원주 곳곳에서 차량정체현상은 물론 도로와 주택가가 혼잡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통사고 문제도 크게 대두되고 있다.

원주는 전국에서도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지역이고, 매년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2천건 이상이며, 연간 3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열악해지는 교통환경, 좀처럼 줄지 않는 교통사고. 지금 원주는 교통현안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원주는 사통발달 교통의 요지가 아닌 '교통지옥'으로 퇴보할 공산이 크다. 

원주투데이 신문사는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교통문화를 선진화 하자는 것이다.

도로를 확장하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해 교통문화를 바꿔나간다면 교통문제가 조금씩 개선되지 않을까.

이에 원주투데이 신문사는 시민들과 함께 교통문화 선진화 정책을 펼치기 위해 시민 100명과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행사가 끝난 뒤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원주시민 100인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통문화 선진도시 원주 만들기' 시민들의 뜻 모아 

원주투데이신문사와 원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교차로가 후원한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원주시민 100인 토론회'가 지난 20일 원주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됐다.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교통문화 선진도시 원주를 만들기 위한 실천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20여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교통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 100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이사는 "우리의 교통문화 수준을 끌어올려야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시민들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교통문화 선진화방안을 강구해 더 많은 원주시민과 함께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홍보 및 교육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창묵 시장은 "교통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토론회를 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시민들이 선진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면 원주시가 적극 검토해 행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사망자 중 절반은 보행자 

이번 토론회에서 도로교통공단 강수철 박사는 '교통사고! 줄일 수 있습니다!'를 타이틀로 주제발표를 했다. 무엇보다 원주의 교통사고를 집중 진단했다.

강 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원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2천363명이며,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해는 2006년으로 53명이 숨졌다. 

사고유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2013년 기준으로 OECD회원국의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평균 5.5명이며, 대한민국은 10.1명에 달했다.

그러나 원주시의 경우 2015년 기준 사망자수는 10.12명으로 OECD회원국 평균치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았다. 또 OECD회원국 평균 차량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1.1명인 반면 원주시는 2.15명이나 됐다. 

보행자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중 절반인 17명이 차량에 부딪혀 숨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국 평균(38.2%)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 외에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서는 과속, 신호위반 등 법규위반 사망자가 6명이었으며, 음주운전으로 인해 4명이 숨졌다. 강수철 박사는 "원주시는 보행자 사고율이 높은 지역인 만큼 교통시설물 개선 등 관련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강 박사는 또 토론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녹색 신호 시 비보호 좌회전 ▷적색 점멸신호 시 일시정지 ▷정지선 지키기 ▷방향지시등 생활화 ▷보호구역 주정차금지 ▷운전중 전자기기 사용금지 ▷제한속도 준수 등 일상생활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교통안전상식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 참석자들이 퍼실리테이션 방식으로 의견을 공유하는 모습./종이에 모인 안건.

퍼실리테이션 방식으로 100인 의견 수렴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원주시민 100인 토론회는 전문가들이 모여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을 하는 일반적인 토론회와 달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참석자들이 팀을 이뤄 쪽지에 의견을 적어 내고 모두가 공감하는 안건을 선정·발표하는 '퍼실리테이션' 방식을 이용해 참석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토론회는 10명씩 10개조로 팀을 구성해 진행했다. 평소 서로를 잘 몰랐던 사람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토론을 펼치다보니 처음에는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점차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중간 중간 구호를 외치며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커다란 종이에는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방안은 물론 평소 불편했던 점, 원주시에 바라는 점 등이 담긴 쪽지들로 가득 채워졌다. 

토론회는 세 차례에 걸쳐 의견을 취합, '창조' '증가' '감소' '제거' 등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4가지 키워드에 맞춘 실천과제들이 도출됐다.

창조해야할 과제 중에서는 운전자 및 보행자 안전교육, 시민 참여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의 필요성이 가장 크게 부각됐으며, 양보운전과 배려운전, 교통약자 이동수단 강구, 회전교차로 증설 등의 안건이 나왔다. 

증가해야할 안건으로는 출퇴근이나 학교 등하교시 '카풀'을 활성화자는 것을 비롯해 대중교통 이용, 교통법규 준수, 방향지시등 켜기, 공영주차장 확대 등의 의견이 도출됐다.

'감소' 및 '제거'와 관련된 안건은 공통적인 것이 많았다. 무단횡단, 신호위반, 불법주정차, 끼어들기, 과속, 급제동, 졸음운전, 음주운전, 꼬리물기, 보복운전 등 실질적으로 교통문화를 저해시키는 요인들이 다수 제기됐다. 

▲ 참석자들이 '원주 교통문화 점수'를 평가하는 모습.

이날 토론회는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그리고 참석자들은 "시내버스 이용 활성화하겠습니다" "방향지시등 꼭 켜도록 하겠습니다" "주차장 이용하겠습니다" "카풀을 활성화 하겠습니다" "횡단보도를 이용하겠습니다" 등 5가지 실천과제가 담긴 구호를 외치며 토론회를 마무리지었다. 

원주투데이신문사는 앞으로 시민들이 제안한 안건들을 세밀하게 분석해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도출, 앞으로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시민교육, 가두캠페인 등 홍보활동, 교통문화지수 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운전문화 선진화 운동에 동참하겠다" 84%
원주시민 교통의식 설문조사 분석

본지는 교통의식 및 선진 운전문화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교통정책 방향 설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목적으로 '원주시민 교통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센터에 의뢰, 시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전화 임의걸기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원주시민 운전문화 평가 ▷본인의 운전문화 수준 평가 ▷운전문화 중 개선이 필요한 부문 ▷선진 운전문화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노력 ▷운전문화 변화 가능성 등 6개 문항을 질문했다. 

"귀하는 원주시 운전자들의 운전문화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와 관련된 질문에는 응답자 57.8%가 '보통이다'라고 답했고 '좋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18%를 차지하는 등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입장이 대다수였고 '좋은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2.4%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원주시민 100인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원주 교통문화(운전문화) 점수는?'이라는 주제로 투표를 진행했는데 현장에서 나온 점수는 57점으로, 교통의식 설문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운전문화 수준을 가늠해보는 질문에서는 '좋다'는 의견이 53.6%로 가장 많았으며, '보통'은 37.7%, '좋지 않다'는 응답자는 3.9%에 불과해 대체적으로 본인에 대한 평가에는 후한 점수를 주었다.

'운전문화 중 개선이 필요한 부문'으로는 '방향지시등 켜기 등 타 운전자에 대한 배려 또는 양보운전' '불법주정차' '잘못된 운전습관' 등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선진 운전문화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노력'에 대한 질문에서는 '행정기관의 강력한 단속' '지속적 운전자 교육' '사회단체·언론 등을 통한 지속적인 캠페인' 등을 요구하는 사람이 다수였다. 

마지막으로 '선진 운전문화 노력 참여 의향'과 '운전문화 변화 가능성'과 관련된 답변은 긍정적인 입장이 압도적이어서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응답자 중 84.9%가 지역사회 차원의 선진 운전문화활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12.7%는 불참의사를 전했다.

또 운전문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 83.9%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으며,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사람은 14.3%였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