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혁신도시로 이전이 예정되어 있던 13개 공공기관 중 11개 기관이 이미 이전을 완료하였다. 남은 2개 기관의 이전도 불원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1일에는 최문순 도지사, 원창묵 원주시장을 비롯한 13개 공공기관장이 모인 가운데 혁신도시 공공기관장 협의회가 열려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포괄적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이전공공기관과 원주시의 상생협력 노력을 평가해 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번 공공기관장 협의회와는 별도로 강원도청과 원주시청 그리고 13개 공공기관은 분기별로 실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를 통하여 상생협력사업 추진, 합동채용설명회 개최, 정주여건 점검 등 다양한 공통관심사항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13개 공공기관이 하나가 되어 원주시의 다양한 유관기관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3개 공공기관과 원주상공회의소, 원주교육지원청, 농협원주시지부, 한국예총 원주지회 등이 지역경제활성화 및 상생발전을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을 들 수 있겠다. 공공기관마다 각자 자신만의 특성을 살려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노력하고 있음도 발견된다. 

도로교통공단의 경우 2021년까지 원주시를 '교통안전도시 Top 10'에 진입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관광공사의 경우는 관광소외계층 청소년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개발하여 지원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신사옥 27층에 조성한 스카이라운지와 카페를 개방한데 이어 전문도서관을 시민들에게 개방하였다. 공공기관들의 이러한 지역친화 행보는 우리 원주시민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소식도 있다. 공공기관들의 약속과는 달리 지역 농·특산물 우선구매 및 판매협조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이전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전국 평균 13%에 불과한데, 그중에서도 원주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의 경우는 9.2%에 그쳐 전국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 첫술에 배가 부르랴. 비록 이전공공기관들에 대하여 다소 서운한 마음이 드는 일이 있을지라도 우리들은 지혜롭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이사와서 겨우 이삿짐을 푼 이웃에게 먼저 이러저러한 요구사항을 늘어놓고 이러쿵저러쿵 불평을 털어 놓을 것인가? 우리는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 외지 출신에 대하여 열린 가슴을 가지고 친절하게 다가간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원주민이 아닌가? 

이전해 온 공공기관이 원주 땅에 튼실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적극 돕는 것이 먼저이다. 거의 모든 면에서 더 편리하고 친숙한 고향을 떠나 타의에 의하여 낯선 곳으로 이사온 이웃인 만큼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은 기관들대로 공공기관이 생소한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 부지런히 그들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문제인 자녀교육과 대중교통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공공기관 임직원 가족들에게는 각자가 원주시 친선대사, 홍보대사가 된 마음가짐으로 늘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이러저러한 도움을 제공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그렇게 된다면 천혜의 자연환경에 더하여 따뜻한 인간미 넘치는 원주의 매력에 이끌려 아직 이사오지 않은 공공기관 가족들마저 삶의 터전을 옮겨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결과 원주는 더욱 활력 넘치는 선진도시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대로 지금까지 단순히 생색내기를 위한 무늬만의 상생협력 노력이나 유명무실한 상생 MOU 체결은 없었는지 겸허한 자세로 냉철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기관마다의 특성을 살려 어떻게 하면 원주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여 마련한 대안을 힘써 실천한다면 원주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하여 이사온 곳이 원주여서 행복한 공공기관, 공공기관이 이사와서 행복한 원주가 되길 비는 마음 간절하다. 

유오종 한라대 경영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