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년간 원주시 인구는 5천900명 가량 증가했다. 그런데 작년 말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는 14만6천800여대로, 전년도에 비해 자동차는 7천600대 가량 늘었다. 증가하는 인구수를 자동차 등록대수가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도로 및 교통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원주는 교통사고에 매우 취약한 도시이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2015년 전국 교통문화 실태조사에서 원주시는 인구 30만명 이상 27개 시지역 중 교통안전영역이 2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타 도시에 비해 교통사고가 다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차량 1만대 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전국 평균의 경우 1.9명이었지만 원주시는 2.1명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해 전국 인구에서 원주시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0.66%였지만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0.75%였다. 특히 작년에만 교통사고가 다발한 게 아니라 원주는 줄곧 교통사고 발생비율이 높았다. 

원주시와 원주경찰서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원주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외지인이 원주를 거쳐 가면서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다 원주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원주의 교통문화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방향지시등 켜기나 회전교차로 진입순서 등이 엉망이라는 것이다. 지난 20일 원주투데이신문사와 원주시가 공동 주최한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원주시민 100인 토론회'에서도 원주시민들의 현재 교통문화 수준을 자성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운전자 간 약속인 방향지시등 켜기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시내버스 이용률 저조, 불법 주정차 등이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원주시는 수년 전부터 교통문화 개선 캠페인을 비롯해 교통인프라 개선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최근에도 단계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차로를 확대하는 한편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를 설치했다.

태장2동 원주IC 진·출입로도 이설 및 교차로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며, 원주IC∼1군사령부 차로를 확장하고 있다. 단계동 지하차도, 의료원사거리, 문막읍 건등사거리에는 야간 보행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형 조명타워를 설치했다. 

그러나 교통인프라 확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교통문화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다.

교통문화 개선은 하루아침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나부터 실천한다는 마음이 모아진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신호등을 지키고, 제한속도를 준수하고, 방향지시등 켜기 등은 당연한 일이 아니던가.

지극히 당연한 약속을 준수하지 않아 교통사고 다발도시란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교통질서만 준수해도 교통사고 줄이기는 자연스럽게 성사될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을 지금 당장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