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민사회 일각에서 아날로그 극장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아카데미 극장을 시민문화공간으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원주포럼에서도 '아카데데미극장 보전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카데미극장은 원주시민들에게 추억의 장소인 만큼 원주시에서 매입해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카데미극장이 갑자기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원주에 남아있는 유일한 아날로그 극장이라는 상징성 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시대 원주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군인극장, 시공관, 원주극장, 아카데미극장 등 아날로그 극장들이 디지털화에 밀려 문을 닫고 철거되면서 마지막 남은 아카데미극장만이라도 기억의 장소로서 남겨두었으면 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

원주시도 이같은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건물을 매입하는데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다보니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카데미극장의 보전은 추억의 공간이라는 상징성보다는 원도심 활성화라는 거시적 목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도시경쟁력이나 삶의 질을 평가함에 있어 문화공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원주시도 문화공간 확대에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본다면 원도심은 시민들의 문화향유 공간으로서 매우 적합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원주시가 중앙로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면서 크고 작은 공연장과 전시공간들이 생겼고, 문화동아리들의 공연이 끊이지 않아 원주의 문화허브로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또한 중앙시장이 미로시장과 청년창업 등을 통해 문화와 시장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침체됐던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민들을 원도심으로 불러 들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보다 다양한 문화공간들을 만들고 이들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카데미극장의 보전도 이러한 차원에서 고민돼야 한다.

특히 원주천에서 원도심으로 접근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잘 활용한다면 원도심 문화공간과 연결되는 허브가 될 수 있다.

특히 현재 원도심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주차불편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원주천에서 평원로로 연결되는 지하통로를 확대해 시민들이 원주천에서 원도심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면 평원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아카데미극장의 보전은 그동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라는 거시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밑그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도심의 상인, 원도심 내 문화공간 운영자,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경쟁력과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