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원주시의회 모임방에서 열린 '원주를 선물합시다' 시민토론회.

지역 농·특산품이나 중소기업 제품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소비하도록 유도하자는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이 공감대 확산에 나섰다.

지난 5일 원주시의회 모임방에서 열린 시민토론회에는 원주시, 지역 대표기업, 사회적기업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캠페인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자리로 채워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이 국산품 애용운동처럼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산품 판매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 전 시민이 동참해야 의미가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자체의 확고한 추진 입장도 눈길을 끌었다. 원주시는 그동안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벌여왔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면서 향후 예산규모나 편성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경제가 매우 어렵지만 '원주를 선물합시다'를 통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자립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드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지난 5일 토론회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원주를 선물합시다' 시민토론회 

일시: 2016년 7월5일 오후4시~5시30분, 원주시의회 모임방 
주최: 원주투데이, 원주시,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참석자: 백종수 원주시 부시장, 최정환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사장,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이사, 안호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판로지원팀장, 용정순·전병선 시의원, 오세성 원주시품목농업인연합회장, 심만섭 사회적기업 천지인표 대표이사, 유선자 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 지성현 원주시 농촌자원과장 등 50여명 참석 

백종수 원주시 부시장 

원주시가 구입하는 물품 중 95%는 중소기업 제품이고 이중 지역 제품은 65% 정도이다. 올해 6월부터는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식자재를 지역농산물로 지원하고 있으며 아파트가 건설될 때 지역업체 참가비율이 30% 정도 되도록 협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원주시가 지역제품 판매 지원에 여러모로 미흡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물경제가 어려워 지자체가 지원해도 시민들의 피부엔 크게 와 닿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지역산품 판매 활성화 캠페인을 위해 각 단체에서 머리를 맞댄 것은 의미가 크다.

차제에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원주시 예산을 늘리거나 효율적으로 편성해 지역특산품이 더 많이 홍보,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한 달에 한 번씩 혁신도시 공공기관 노조위원장과 만날 기회가 있는데 이 대화채널을 통해서 공공기관들도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할 계획이다. 

최정환 사단법인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사장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부시장님 말씀을 감명 깊게 받아들이고 있다. 원주시나 각 단체가 협력해 사업을 잘 추진했으면 좋겠다. 지역산품 판매 활성화는 각 구성원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주가 협동조합, 로컬푸드의 도시로 알려졌지만 각 단체 간, 구성원 간 따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캠페인을 통해서 연합사업이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한살림생협, 카톨릭농민회, 원주생협은 다같이 지역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지만 따로따로 판매한다. 세 단체들이 한 곳에 매장을 차려서 부족한 품목은 서로 대체하고 소비자들도 더 많은 품목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서민들의 사용빈도가 높고, 크게 필요로 하는 것을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 선정해 매장에서 함께 판매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오늘 이 토론회가 단발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산품 판매 활성화로 끝까지 이어지도록 각 구성원이 노력해야 한다.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이사 

올해 원주투데이가 보도한 기사 중 삼양식품 이야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전북 익산에도 삼양식품 공장이 있는데 삼양라면 판매율이 70%인데 반해 원주는 15%에 불과하다는 기사였다. 원주시민들이 객관적이거나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지역의 번영과 발전은 더불어 사는 문화가 확산할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역산품 판매 활성화 캠페인을 추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을 통해 원주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원주시 협동조합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전 시민이 생산자 조합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 조합원이 되면 대기업 위주의 경제집중 현상이나 빈익빈 부익부 같은 부작용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원주시 협동조합 소속이라는 개념 하에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이웃들의 경제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조금 더 행복한 사회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원주투데이는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을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는 선물만이라도 지역산품을 사용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기관·단체 행사에 가면 내·외빈들에게 기념품을 주지만 우리 지역 제품을 기념품으로 주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구입하기 편리한 대형 쇼핑몰에서 우리지역과는 무관한 공산품을 구입하는게 일반적이다. 이중 절반만이라도 지역 산품으로 대체하자.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받는 사람도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호범 사단법인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판로지원팀장 

원주는 타 시·군에 비해 사회적기업 매출이 높지 않지만 고용이나 사회적경제 생태계면에서 월등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비율도 타 시·군에 비해 높은 편이다. 정책적인 관심이나 프로그램도 활발해 지역산품 판매 활성화 캠페인을 추진하는데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 

그런데 캠페인이 활성화되려면 지역기관이나 단체 간에 견고한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각 단체에서 생산하는 물품과 이를 판매하고 유통하고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컨트롤타워도 설치해야 한다.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의 지역산품 공동판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나로마트나 대형마트 내 원주 지역산품이 입점돼 지역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책적으로도 원주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원주시를 비롯한 각 단체들이 지역산품 판매활성화에 동참하고 주변에 인센티브도 제시해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원주공동체를 형성해 시민 서로 간 단합하고 협력한다면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용정순 원주시의원 

지난 2010년에 '원주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당시 농업인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되지 않아 문제였고, 시민들은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강한 욕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지역 농산물을 시민들이 소비하기만 하면 쉽게 해결될 일이어서 원주푸드 조례를 만들게 됐다.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은 지역 농·축산물의 범위를 벗어나서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들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더 큰 의미의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스템이 활성화된다면 전국의 어느 지자체보다도 체계화된 지역경제 순환시스템이 원주에 구축된다. 

서울과의 교통 거리 단축되면서 빨대효과로 인해 자본의 역외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역 자본이 지역사회 안에서 순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지역경제가 살고 시민들의 먹거리도 창출할 수 있다.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컨트롤 타워의 역할도 중요하다. 농산물이나 공산품, 사회적기업 제품은 법률이나 조례로 우선구매 할 수 있도록 뒷받침되어 있다. 하지만 원주시가 이 부분을 잘 통합해 추진하려면 개별 과(課)로는 불가능하고 원주시장 산하의 특수한 과나 대책기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확한 시장 조사도 중요하다. 명절선물을 위해 지역기관이나 단체에서 어떻게 선물을 구매하고 소비하는지 파악해야 하고 시장의 욕구도 얼마 정도인지 실태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인식개선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원주푸드 사업이 우리 농업을 살리자는 대의를 갖추고 있지만, 일부는 자신의 이해와 상반돼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주를 선물합시다'가 시스템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대시민 인식개선 작업, 홍보,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오세성 원주시품목농업인연구회장 

농산물 판매 활성화나 농촌 살리기를 위해 공공기관이나 타 지자체에서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을 한다. 하지만 행사 당일에 선심성 멘트 몇마디하고 잔치 벌여 끝나는 경우가 많다. '원주를 선물합시다' 사업은 지속해서 추진해 좋은 열매를 맺을 필요가 있다. 어렸을 때 국산품 애용운동을 했듯이 시민운동처럼 전개해 '왜 지역 농산물을 먹고, 지역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깨우쳐 줄 필요가 있다. 

정책적인 배려도 중요하다. 매년 품목농업인연구회가 따뚜공연장에서 원주시농특산물판매장을 열지만 원주를 대표하는 기관들조차도 지역 농산물 구매에 매정한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 원주시나 시의회가 정책적인 지원과 배려를 통해 이 캠페인이 아름다운 열매를 맺도록 지원해야 한다. 

심만섭 천지인초 대표 

사회적기업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원주시가 어디에서 어떤 제품이 생산되고 누가 무엇을 생산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기관의 수요도 조사해 사회적기업이나 지역 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전병선 원주시의원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원주푸드 운동이 생겨나고 지속되고 있다. 각 학교에서 로컬푸드를 사용하게 하면 지역사회가 엄청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주시의회 시의원이자 원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으로서 원주시 농산물이 학교에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올해는 원주푸드가 현금에서 현물방식으로 각 학교에 공급되고 있다. 원주교육지원청과 협의를 통해 현물 지원에 힘썼는데 앞으로도 원주푸드 활성화에 노력을 다하겠다.

유선자 원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

원주시여성단체들이 삼양식품, 네오플램을 견학하며 우리지역 상품이 어떤 것이 있고 어디에서 생산되는지 보고 왔다. 나가사끼 짬뽕이 일본 라면인 줄 알았는데 삼양식품에서 만들어서 매우 놀라웠고 원주에 네오플램이라는 훌륭한 회사가 있는 줄 견학 후 알게 됐다. 

원주여성단체협의회는 매년 원주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 물품을 지원하는데 평소 같았으면 다른 라면을 선물했겠지만 삼양식품을 알게 된 후 삼양라면을 지원해 주었다. 이처럼 혁신도시 공공기관에도 원주지역 상품에 대한 홍보와 구매를 유도할 계획이고, 지역 여성들이 혼수 할 때 지역 제품을 구입하라고 조언할 계획이다. 

지성현 원주시 농촌자원과장 

원주 대표 농산물 품목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특화된 농산물이나 유명 가공품을 선발하는 것이 좋다. 치악산 복숭아, 토토미, 사과, 배, 고구마, 찰옥수수 등이 대표적인 농산품이다.

가공품으로는 치악산전통잡곡, 황둔쌀찐빵, 원주손감자떡, 치악산황골엿 등이 있고, 명절선물로 치악산한우, 금돈 등의 고가품목도 있다. '원주를 선물합시다' 캠페인의 대표 물품은 사계절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규모화된 품목으로 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원주쇼핑몰을 만들어서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