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주·소초·신림·원주·판부농협의 연합미곡처리장(RPC) 사업 추진이 오는 13일 중대고비를 맞는다. 남원주농협이 대의원 총회를 열어 연합RPC사업에 필요한 저장시설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

총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연합RPC 사업 추진 자체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5개 지역농협은 연합RPC 사업을 추진하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별도 법인을 만들고 자금을 분담해 연합RPC 시설을 확보하기로 한 것. 공동으로 벼를 수매해 공동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다. 기존 호저농산 시설을 인수해 연합RPC를 운영하는 방안과 각 농협들이 보유한 도정·저장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그도 아니면 새로운 부지에 새로운 시설을 건립해 연합RPC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을 놓고 의견 조율 중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 소초·신림농협은 새로운 시설투자에 여력이 없고 원주농협도 기존시설을 해체하고 새로운 RPC를 짓기에는 부담이 크다.

호저농산 시설을 인수하는 안도 큰 돈을 들여 오래된 시설을 구매하는 것이라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각자 시설을 활용하고 부족한 것은 짓자는 것에 무게가 실린 이유이다.

이에 도정·가공시설이 없는 남원주농협과 판부농협은 원주농협 양곡처리장 인근에 토지를 매입하고 저장시설을 지어, 연합RPC사업에 동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토지와 저장시설을 확충하려면 수십억원의 자금이 소요돼 대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

두 농협이 부동산취득과 시설확충을 위해 25억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데 대의원들이 이를 승인할지 농협 조합원들도 가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남원주농협 A 대의원은 "1천500여명의 조합원 중 벼농사 종사자는 250여명에 불과하다"며 "전 경영진들도 미곡처리장 사업에 뛰어들게 되면 농협이 큰 적자를 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총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연합RPC 사업추진도 동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막농협 없이 연합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남원주농협마저 이탈하면 연합사업 명분과 투자여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향후 벼 수매 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연합RPC사업 산넘어 산 

남원주농협 대의원총회에서 시설투자안건이 통과돼도 연합RPC 추진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남원주농협과 마찬가지로 판부농협 또한 대의원 총회를 통해 토지구입과 시설투자안을 확정지어야 한다.  

연합RPC에 필요한 시설확충이나 부수 사업도 진행해야 해 사업투자비 상승도 불가피하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각 농협마다 대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연합 RPC 사업"이라며 "5개 농협 중 한 개 농협이 반대해도 사업추진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별도 법인을 만들어 출자금을 배분하는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5개 농협은 별도 법인을 만들고 농협별로 출자금을 갹출해야 하는데 배분 비율 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  

문막농협이 통합RPC 사업에 불참의사를 밝힘에 따라 5개농협이 정부 지원없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예상되는 전체 출자금 규모가 수백억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 수매 비율에 따라 출자비율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농협은 현금출자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