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상수도요금 현실화율이 100%에 육박했다. 지난 2014년부터 해마다 상수도요금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원주시에서 상수도 1톤을 생산하는데 투입한 원가는 985원이었다.

같은 기간 1톤당 상수도요금은 981원으로, 상수도요금 현실화율은 99.7%를 기록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생산원가에 비해 거둬들인 상수도요금이 턱없이 부족해 원주시 상수도사업은 만성적자 수준이었다.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노후 수도관 교체 등에 집행돼야 할 예산이 상수도요금 적자를 메우는데 투입되는 실정이었다. 

상수도요금 현실화율이 100%에 육박한 건 정부에서 2017년까지 지방 상수도요금을 현실화 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었다.

선심성 행정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에 원주시는 수도급수조례를 개정,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매년 상수도요금을 인상했다. 이로 인해 2011년 211억여원이던 원주시 상수도요금 부과액이 2015년에는 306억8천여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관내 72개 초·중·고교 상수도요금은 감면하고 있다. 원주시는 상수도요금 적자 해소 및 학생들에게 물 절약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 작년 1월부터 학교에 누진세가 붙는 일반용 단계별 요금을 적용했다.

그러자 학교들은 누진세 적용으로 상수도요금이 2배 가까이 인상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수위 높은 반발이 계속되자 결국 원주시는 뜻을 굽혔다. 1∼4단계로 구분돼 있는 누진세 적용률을 학교에 관해서는 일괄 2단계로 적용하기로 완화한 것이다.

원주시가 학교 상수도요금에 누진세를 적용하려던 이유는 학교에서 수돗물이 과다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었다. 상당수 학교가 1∼4단계 중 4단계에 해당하는 301㎥ 이상 사용했다는 것이다. 누진세 적용에 앞서 원주시가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수돗물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4단계를 적용하면 1㎥당 2천299원의 요금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들의 반발에 밀려 2단계를 적용함으로써 1㎥당 1천591원을 징수하고 있다. 차액은 원주시가 지원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원주시가 학교에 지원한 상수도요금은 6억1천여만원에 달했다. 시민 복리증진에 쓰여야 할 예산이 학교 상수도요금 감면에 투입된 것이다. 

원주시는 학교 물 절약을 위해 WASCO(Water Saving Company) 사업을 교육당국에 제안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WASCO 사업은 민간업체가 자본과 기술력을 투입해 학교의 노후된 수도시설을 개선한 뒤 절감된 수도요금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이다.

2014년 환경부가 군부대를 대상으로 WASCO 사업을 추진한 결과 수도요금 감면은 물론 수돗물 수질개선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교육당국이 이 사업을 외면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 지금이라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학생들이 물 절약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