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로 정비사업 이후 주차난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도로 포장이 완료된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주정차가 만연한 상황이다.

남부시장과 원주의료원 사이 남원로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남원로 전선·통신선 지중화 및 도로 확·포장 사업(이하 남원로 정비사업)이 공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준공된다. 원주시는 이달 중순 공사를 완료한다고 밝혔다. 

남원로 정비사업은 도로를 왕복 4차로에서 최대 6차로까지 확장하고 인도를 전면 보수하는 한편 전선과 통신선로를 지중화 하는 사업인데 공사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주시는 작년 6월 공사를 시작하면서 차량정체 및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년 말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민원과 날씨 등에 부딪혀 장기화 됐다. 

변압기 설치장소를 놓고 원주시와 지역 상인 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변압기를 내 건물 앞에 설치하면 영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민원이 반복됐다.

이 문제는 올 봄까지도 계속됐다. 한 건물주의 항의로 인해 이미 설치한 변압기를 다른 장소로 옮기느라 2개월이 소요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연말 동절기 공사중지기간을 앞두고 비가 자주 내린 것도 공사가 지연된 원인 중 하나였다. 게다가 굴착이 반복된 공사과정에서 일부 건물에 손상을 입히는 사례도 발생했으며, 장기간 이어진 공사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경제적 피해도 막대했다. 

이처럼 남원로 정비사업이 장기화되면서 각종 사회적 문제가 대두됐으나 조만간 공사가 끝나는 만큼 시민들에겐 희소식이다. 원주시에 따르면 변압기 위치조정 민원에 따라 지연된 전선 연결 및 전신주 제거작업을 지난 주부터 진행했다.

또 이번주 내로 전신주 제거와 도로 포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공사인 인도 위 조경은 7월 중순까지 완성할 방침이며, 이것으로 남원로 정비사업은 끝난다. 

원주시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된 공사로 인해 시민들께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시민들이 보다 쾌적한 남원로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차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에는 상가 앞 인도에 차량 100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사실 시유지였던 인도에 차량을 세우는 것은 불법이었다.

이에 원주시는 복잡한 인도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로를 확장하면서 인도를 정비했지만 주차공간은 사라졌다. 게다가 원주시가 최근 불법주정차 단속을 강화하고 CCTV를 가동하면서 단속을 의식한 운전자들이 개운동과 명륜동 일대 주택가에 차를 세우다보니 마을이 이전보다 복잡해졌다.

상인 A 씨는 "남원로 정비사업으로 교통환경이 대폭 개선되고 거리가 깨끗해진 것은 공감하지만 주차문제를 고려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상인들은 물론 마을주민들이 주차난으로 불편을 겪을 것이 분명하고, 상권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부 상인들은 사업구간 내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보유한 삼성화재가 앞으로 주차문제를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삼성화재 빌딩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300~400명이다.

이 중 200여명이 차량을 이용하고 있는데 삼성화재 주차장은 70면에 불과해 이곳에 차를 세우지 못한 직원들이 주택가 이면도로로 유입된다는 것.

상인 B씨는 "남원로 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전 일반인과 상인들의 차량도 많았지만 인도와 주택가를 점유한 대부분의 차량들이 삼성화재 직원들의 것이었다"며 "정비사업 시행 후 아예 주차공간이 사라져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원주시와 삼성화재가 주차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삼성화재가 자신들만의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는 주차문제를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인근 대형마트, 의류매장 등과 주차장 이용에 관한 계약을 맺고 30면 가량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직원들에게 대중교통을 권장하는 한편 삼성화재 빌딩과 가까운 곳에 사는 직원들에게는 차를 두고 출근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고 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직원들도 주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건물과 주차장 사용계약을 맺었다"며 "다만 사측 스스로 주차장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검토해봤지만 주변에 마땅한 부지가 없고 자금 사정도 여의치 않아 현재로선 주자창을 별도로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대부분의 업무시간 동안 외근하는 특성상 출근길과 퇴근길에 주차난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이 시간대 만큼은 주민들과 불화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