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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보행권과 상권 활성화 중 원주시는 상권 활성화를 선택했다.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한 중앙로 문화의거리에서 사실상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원주시로부터 문화의거리 관리를 위탁받은 문화의거리 상인회는 지난 1일부터 차량 통행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차량 통행이 제한됐던 곳은 중앙로 KBS원주방송국 사거리부터 지하상가 구간이었다.

오전11시부터 다음날 새벽4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며, 이를 위해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차단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상인회에서 차단기를 상시 개방하기로 했고, 원주시도 이에 동의한 것이다. 

원주시와 상인회는 시민의식이 높아져 문화의거리를 자율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차단기를 운영해도 골목으로 차량이 진입하고 있어 시민의식에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단기를 상시 개방할 경우 문화의거리 진입 차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제해도 차량이 진입하는 상황에서 통제 기능이 상실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의거리를 조성한 당초 목적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문화의거리는 보행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조성했다. 분수대와 공연장을 설치한 것도 보행자를 위한 시설이며, 차 없는 거리였기에 가능했다. 걷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유동인구가 늘고, 이를 통해 상권 활성화는 부차적으로 이뤄진다는 전략이었다. 

이번 개방 결정은 전적으로 상인들을 위한 조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원주시는 문화의거리에 진입하는 차량에 대한 단속을 게을리 했다. 상인들의 민원을 우려해서였다. 원주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반발이 심해 상시 주차단속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시인했다. 

일부 상인들이 문화의거리에 차량을 상시 주차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금 낭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로 KBS원주방송국부터 지하상가까지 문화의거리 조성에는 약 60억원이 투입됐다.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부은 시설에 차량이 상시 통행할 경우 설치 목적에 위배됨은 물론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문화의거리 3단계 구간(원주관광호텔∼지하상가)의 경우 자유아파트 입주민들의 진·출입을 고려하지 않고 조성해 사실상 '차 있는 거리'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시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CCTV를 설치해 차량 진입을 통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