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교인들이 원주시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전화 테러’를 하고 있다. 전국의 교인들이 많게는 하루 16만통 넘게 원주시에 항의전화를 걸고 있는 것이다.

원주시에 걸려오는 민원전화는 하루 평균 7천∼8천통이었다.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쉴 틈 없이 울리는 항의전화에 원주시 행정력은 사실상 마비됐다. 전국적으로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원주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민원전화가 연결되지 않으니 시민들은 시청을 찾아가 항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종교단체가 애꿎은 시민을 볼모로 전화 테러를 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하나님의교회는 원주향교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지난 2011년 8월 원주향교 교육관에 입주했다. 계약기간이 오는 8월 말로 끝남에 따라 하나님의교회는 원동 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을 매입한 뒤 용도변경 및 증축을 목적으로 원주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업무시설을 종교시설로 변경하는 한편 예배실(800석)과 구내식당(318석)을 증축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3회에 걸쳐 보완을 요구했다. 피난시설, 교통계획, 구조안전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원주시 건축위원회에서도 교통 및 주차문제의 심각성을 걱정했다. 그러나 하나님의교회는 원주시의 보완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원주시는 지난 5월 2일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그러자 전국의 하나님의교회 교인들이 지난달 30일부터 매일같이 원주시 각 부서에 테러 수준의 항의전화를 하고 있다. 이들이 원주시 홈페이지를 통해 부서 전화번호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지자 원주시는 홈페이지에서 부서 전화번호를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구 LH 사옥 앞은 지금도 교통 혼잡이 심각하다. 원흥2차아파트 입주민들이 구 LH 사옥 앞에 교통신호등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통체증이 우려돼 원주시에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교회는 원주시가 생트집을 잡아 건축허가를 반려했다고 주장한다. 지자체에서 건축허가를 반려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건축허가를 반려할 경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의 절차를 밟는 게 일반적이다. 법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교회는 시민을 볼모로 건축허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하나님의교회는 전국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원주시에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걸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주시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는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방법을 교인들에게 홍보하며 항의전화를 독려하고 있다.

시민 불편을 볼모로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는 구태적이다.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전화 테러를 즉각 중단하고 정당한 행정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