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보르도 국립발레단 입단하는 곽동현 씨

"명성보다 본보기 되고싶어요" 김민호 기자l승인2016.06.0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의 아빠는 "발레는 남자가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의 인식이 바뀐 것처럼, 발레리노도 점점 늘고 있다. 현재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단원의 30% 이상이 남자다.

최근에는 한국인 발레리노들이 해외 유명 발레단에 잇달아 입단하고 있고 수석무용수 자리도 꿰차고 있다. 원주출신 곽동현(23·한예종)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곽 씨는 프랑스 보르도 국립 발레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10월 프랑스로 출국한다. 보르도 국립 발레단에 입단한 한국인 발레리노는 곽 씨가 처음이다.

곽 씨가 토슈즈를 처음 신은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두 달 먼저 발레를 시작한 여동생의 뒤를 따라 동네 발레학원을 찾았다. 학교 육상선수로 활약할 당시였는데 발레의 도약이나 점프동작에 자신이 있었고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몸에 꼭 달라붙는 타이즈가 입기 싫어 수차례 발레를 그만두려 했지만, 어머니는 한사코 반대했다. '네가 이 것도 못하는데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씀에는 할 말이 없었다. 먼저 시작한 여동생은 1년만에 발레를 포기했지만, 곽 씨는 이후에도 의무적으로 발레학원을 드나들었다.

전환점은 중학교 2학년 때 찾아왔다. 춘천에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박기현 씨의 공연을 보고난 뒤였다. "발레가 무엇인지 알게됐죠. 갑자기 의욕이 막 생기는 거예요." 곽 씨는 그날로 부모님을 졸라 박 씨가 출강하는 춘천으로 학원을 옮겼다.

기본기부터 탄탄히 쌓은 뒤 다양한 테크닉까지 익히게 되면서 목표도 뚜렷해졌다. 예고 진학을 목표로 밤낮없이 땀을 흘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에서 또래 친구들과 바(Bar)를 잡으면서 경쟁심도 생겼다. 한국 남자 무용수로는 최초로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상을 수상한 김기민 씨도 당시 한예종에서 만난 친구사이다.

하지만 선망의 대상이었던 예고 생활은 기대와 너무 달랐다. 동급생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를 잃어 연습보다 놀러 다니길 좋아했고 학교를 가지 않는 날도 늘어났다. "지금은 후회되는 일이지만 돌이켜보면 교만했던 것 같다"는 곽 씨는 한예종에 진학한 뒤에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1학기만 마치고 군에 입대했다.

"그 때부터인 것 같아요. 춤이 막 추고 싶고 발레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복학한 뒤에는 이게 내 길이라는 생각으로 발레에만 집중했다. '2014년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2015년 이탈리아 '시칠리아 바로카 국제무용콩쿠르' 남자부문 최고상인 금상, 올해 4월에는 뉴욕에서 열린 '발렌티나 코즐로바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시니어 클래식 부문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수상을 계기로 프랑스 보르도 국립 발레단으로부터 영입 제안까지 받았다.

오는 10월 입단을 위해 프랑스 보르도로 출국하는 곽 씨의 결심은 확고하다. "외국 발레단에서 생활하고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한국인 최초라는 의미에 누가 되지 않도록 늘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는 그는 "이름을 날리는 무용수를 욕심내기 보다는 본보기가 되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0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