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원예농협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경영진에 반대한다는 명목으로 이사 4명이 해임되고, 노동조합을 꺼림칙하게 여기는 대의원들이 노조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찾아가 집기를 파손하기도 했다. 조만간 열릴 대의원총회에서는 조합장 해임 건으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원예농협 내부논란은 현 조합장 취임 이후 조합 살림을 총괄해왔던 전무를 해임하면서 시작됐고 이번 이사 해임으로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이사 해임은 지난 25일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59명 중 52명이 찬성해 의결됐다.

사유는 ▷임원 선거시 법령과 정관 위반 ▷전 전무 김 모 씨와 주기적인 만남과 조합장 선거 개입 추정 ▷시기별·정황상 노조설립과 은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추측 ▷사업추진 및 조합 발전에 노골적이고 맹목적인 반대 등이었다. 

그러나 해임된 이사들은 "확인된 사실도 아니고 추측이나 허위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김정은 독제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전 전무와 주기적으로 만났다는 것도 거짓이고 그렇다고해도 만나는 게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한 임원 해임같은 민감한 문제를 무기명 투표가 아닌 거수투표로 진행해 대의원들이 눈치 투표를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법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해임 이사들과 반대입장을 천명한 비상대책위원회 대의원들은 원주원예농협의 위기가 해임 이사들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비상대책위원회  대의원 A씨는 "노조와 결탁해 조합 경영을 위태롭게 한 정황 증거가 수두룩하다"며 "이사들이 조합을 흔드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의원 10여명은 임시총회 이후 노조원이 근무하는 사무실 3곳을 찾아가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대해 노조는 대의원들을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한편 해임 이사들은 자신들이 명확한 사유없이 해임됐는데, 중앙회로부터 정식 징계를 받은 조합장에 대해 대의원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4월 현 조합장이 하나로클럽 입점업체 관계자와 부적절한 관계로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데 대해 '견책' 명령을 내렸다. 농협 조합장이 징계를 받게 되면 이사회(징계위원회)가 징계안을 재검토 하고, 여기에서 결정된 사안을 총회 의결을 통해 확정한다. 

지난 23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조합장에 대해 '개선', 즉 '해임' 결정을 내렸다. 해임 이사 B 씨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고 중앙회로부터 정식 징계를 받았다"며 "조합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했기에 해임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징계안이 결정되면 다음 총회에 징계 의결안을 상정해야 한다. 때문에 원예농협 내부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원예농협 한 관계자는 "오랜 내부갈등이 갈수록 노골화 되는 느낌"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원예농협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