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나게 차려진 법성포 굴비정식과 고갈비정식으로 달아난 입맛을 다시 찾아보자. 

원주에 일반적인 생선구이 식당은 많지만 고갈비와 법성포 굴비를 주 메뉴로 하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희소성이 있는 메뉴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한국인의 전형적인 밥상 메뉴이기도 하다.

무실동 법원·검찰청 맞은 편 식당골목 맨 안쪽 블럭으로 들어가면 '원(元)가(家)(대표: 문선혜)'라고 쓰여진 하얀색 간판의 고갈비·법성포 굴비정식 전문점을 찾을 수 있다. 법성포 영광굴비가 유명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소위 법성포 영광굴비라 함은 전라남도 영광군 칠산바다에서 잡히는 조기를 말린 것을 말한다.

가격이 비싸 보통 손님들은 타 지역 식당에서 진짜 법성포 굴비를 사용하는지 의심하기 쉬운데, 원가에서 그런 의심은 금물. 언제든지 굴비 원산지 확인이 가능해 손님들이 믿고 찾아가는 맛집이다. 굴비는 본고장인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에 있는 업체에서 잘 손질된 상품을 배송받아 사용하는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굴비와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 

문 대표가 직접 실사를 통해 깐깐하게 업체를 선정했다. 굴비의 참맛은 소금에 절이고 말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짭조름한 감칠맛인데 이는 밥을 절로 부른다. 산지에서 해풍을 맞고 잘 말려 생선살의 식감도 좋다.

밥 한술에 굴비 한 점 얹어 입에 넣으면 굴비 특유의 감칠맛이 입맛을 계속 당기게 한다. 고갈비는 노릇하게 구운 고등어구이에 문 대표의 손맛에서 탄생한 특제양념을 얹어 마무리하는데, 이것 또한 밥도둑. 먹다보면 매콤달콤한 양념맛에 반해 나중엔 밥까지 비벼먹게 된다.

반찬으로는 시원한 열무김치, 밤, 오징어, 굴 등을 넣고 매일 만드는 보쌈김치, 귀래에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 견과류와 배 등을 갈아 넣고 초무침을 한 더덕무침, 갈치속젓, 샐러드, 전, 각종 나물 등 15가지 정도가 나오는데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반찬은 철마다 생산되는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버섯불고기 정식은 원가의 또 다른 인기메뉴. 불고기 양념을 해 자작하게 불에 익혀 먹는데 달콤한 양념국물에 머시마루, 표고, 팽이버섯을 살짝 익혀 고기와 함께 먹으면 버섯향이 퍼져 향긋하다.

원가의 특별 메뉴인 와다(해삼내장)멍게 비빔밥은 원주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멍게와 새싹채소가 올라간 비빔밥에 해삼내장을 넣어 깨소금으로 간을 맞춰 비벼 먹는데, 버터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6월부터는 점심정식을 선보인다. 두부찌개와 생선조림, 그리고 갖가지 반찬을 곁들인 상차림의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마지막은 누룽지 숭늉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 좋다. 주말에는 예약과 가격협의를 통해 백일잔치, 특별모임 등도 준비가 가능하니 행사 장소로 선택해 봐도 좋을 듯. 80여석의 넉넉한 좌석으로 각종 단체나 모임의 식사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메뉴: 법성포굴비정식(1만2천원), 고갈비정식(1만원), 와다멍게비빔밥(1만원), 버섯불고기정식(1만2천원), 점심정식(8천원).

▷문의: 743-0404 

심세현 기자  shimse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