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18일 NH농협은행 원일로지점 앞에서 '원주지역 중대형 마트 옥시제품 판매 중지 및 불매운동 동참 캠페인'을 진행했다.

최근 영국계 다국적 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주지역 중·대형 마트 15곳 중 1곳을 제외한 14곳에서는 여전히 옥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소비자시민모임(대표: 김수경, 이하 소시모)은 지난 18일 NH농협은행 원주원일로지점 앞에서 '원주지역 중대형 마트 옥시제품 판매 중지 및 불매운동 동참 캠페인'을 전개했다.

소시모는 이날 지난 17일 원주지역 중대형 마트 15곳을 조사한 결과 하나로마트 원주농협 단계점을 제외한 14곳에서는 여전히 옥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조사는 물가조사원들이 전체 매장을 방문해 옥시 제품 진열 등 판매 여부를 확인했으며, 여전히 많은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모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제품 안전성 여부를 신뢰할 수 없는 옥시 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구매하지 않는 것에 지역사회가 동참해야 한다"며 "업체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기업의 이익을 앞세워 옥시 제품을 계속 판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옥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하나로마트 원주농협 단계점은 현재 약 800만원 상당의 옥시제품이 재고로 남아있지만 지난달 옥시제품을 철수했다.

하나로마트 원주농협 단계점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차원에서는 하나로마트 마다 행사 매대에 진열된 옥시 제품을 내리도록 권고했는데 우리지점은 본 매대 진열 상품까지 모두 철수 시켰다"면서 "그래도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이 없는 품목 중 인지도가 높은 제품의 경우 진열이 되어 있지 않은데도 제품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옥시 사에서 제품 회수 조치가 없기 때문에 사업장 입장에서는 판매를 중단할 경우 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제2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옥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업장 대부분이 이러한 문제로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장이 옥시 제품의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점차 판매를 줄여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사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3차 신청까지 모두 1천282건이 접수됐으며, 현재 4차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1·2차 피해 신청 접수 530건 중 도내 신청자는 6명이었으며, 그 중 원주시민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3차 피해 신청 접수자 도내 15명 중 원주시민 2명이 포함돼 있으며, 3차 피해 신청에 대한 판정은 환경부 발표에 따라 늦어도 내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문제 삼고 지난 1월 '가습기 살균제 민간신고센터'를 설치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4월 25일까지 5년간 피해규모는 모두 1천848명이며, 그중 26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해 옥시 외국인 임원인 울리히 호스터바흐 재무담당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최근에서야 사과와 피해자 보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옥시사와 제품 안전성 기준의 허술함이 여실히 드러난 정부가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시모는 앞으로도 원주지역 옥시 제품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