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문학관 추천 후보도시 선정을 위한 강원도의 심사위원회 구성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여론이 심상치 않다. 강원도의 구상대로라면 심사위원회가 특정지역 인사들로 편중될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각 시·도별 후보지를 두 곳으로 제한한 정부 방침과 달리 강원도가 유치 경쟁력을 내세워 후보 단일화를 결정한 것도 특정 도시를 밀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강원도는 원주를 비롯해 춘천, 강릉 등 도내 3개 도시의 국립한국문학관 유치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자 유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3개 도시 중 1개 도시만을 선정해, 정부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도내에서 후보지가 두 곳으로 나뉠경우 유치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게 그 이유다. 

강원도는 16일(오늘)까지 유치희망 도시로부터 신청서를 접수한 뒤 별도 구성하는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지 한 곳을 정부에 추천하겠다는 계획이다.

심사위원회는 도내 5개 언론사 문화관련 부장급 각 1인과 유치 희망도시 추천 각 1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추천 3인, 강원도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환경정책위원회, 관광진흥기금 심의위원회 위원 중 각 1인, 강원도 문화관광정책국장 등 20명 이내로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강원도의 방침이 전해지면서 지역 문화계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도 도시계획위원회 등 강원도 각 위원회가 춘천권 인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도내 5개 언론사가 추천하는 문화관련 부장급 인사 역시 본사가 모두 춘천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심정적으로 춘천에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다.

강원도는 "유치희망 도시와 연고가 있는 심사위원을 배제하기 위해 도내 언론사와 유치희망지역 추천 인사를 제외하고는 추천서에 연고지를 기재하도록 하고 위촉위원의 3배수를 추천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언론사 추천 인사에 대한 연고지 배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결국 특정지역 인사 편중에 대한 지적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과연 인정하고 용납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도지사 공약임에도 춘천여고와 달리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옛 원주여고 터 맞교환 문제로 인해 원주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올경우 더 큰 반발을 불러올 것은 자명하다,   

유치 경쟁의 치열함 만큼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원도의 조정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태권도공원 때의 갈등은 물론, 수년째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도립미술관 문제 등을 감안하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가 이뤄져야 하고, 그 출발선은 공정한 심사위원회의 구성에 있다. 편중된 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오히려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