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과 점순이가 내민 더운 김을 뿜어내던 감자. 강원도 대표 문학가인 이효석과 김유정 작가가 소설에 등장시킨 메밀과 감자는 강원도 대표 식재료다.

소박하지만 푸근함을 담은 향토재료로 강원도의 맛을 선보이는 매화연(대표: 이미정)은 옹심이메밀칼국수를 맛보기 위한 단골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7년째 운영 중인 매화연은 옹심이를 먹어본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한 맛집이다. 매화연 옹심이 맛에 반한 이미정 대표는 지난해 가게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가 고향인 이 대표는 10여년 전 강원도로 이사오면서 옹심이를 처음 맛봤다. 밋밋하고 심심했던 첫 인상과 달리, 접할수록 편안하고 속에 부담이 없는 맛에 끌렸다. 이렇게 옹심이에 반해 전 대표로부터 6개월간 까다로운 교육을 받아 그 맛을 이어오고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커다란 뚝배기에 푸짐한 양의 옹심이메밀칼국수가 담겨 나온다. 감자를 갈아 적당히 물기를 제거한 뒤 빚어서 만드는 옹심이는 귀여운 생김새 만큼 식감이 쫄깃하다.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반죽한 면발은 푹 끓여 구수함이 잘 우러난다. 

투박한 면발 위에 팽이버섯, 호박, 파 등 고명을 올려주고, 고소한 맛은 물론 향까지 더하는 깻가루와 김이 어우러져 군침이 절로 돈다. 잘게 다진 청량고추를 넣어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면과 감자 옹심이를 건져 먹고 나서 남은 국물에 잡곡밥을 말아먹는 맛도 일품이다. 감자 맛이 우러나 구수하면서도 걸죽한 국물에 잡곡밥을 만 다음 아삭한 겉절이나 열무김치, 생채를 얹어 한 그릇 뚝딱 비우면 속이 든든하다.

메밀가루를 섞은 면이다보니 속이 거북하지 않고 소화가 잘 돼 어르신들은 물론, 병문안 음식으로 포장해가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언제나 먹어도 맛있는 메뉴이긴 하지만 촉촉하게 비 내리는 날이나 찬바람 불어 쌀쌀한 날 먹는 옹심이 칼국수는 더욱 맛이 좋다.

칼국수뿐만이 아니라 부침개를 찾는 손님도 많다. 메밀반죽 위에 절인 배추와 부추를 나란히 올리고 노릇하게 부친 메밀전은 배추의 아삭함과 부추의 향긋함, 거기다 메밀의 구수함이 잘 어우러 진다.

또한, 직접 손질해서 간 감자에 당근과 부추를 잘게 다져 넣어 두툼한 두께로 부쳐나오는 감자전도 준비돼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함이 살아있어 입맛을 당긴다.

음식과 함께 나오는 밑반찬도 정성이 가득하다. 매일 담그는 겉절이 김치는 옹심이메밀칼국수를 먼저 먹은 뒤 한 입에 베어물면 아삭한 배추 식감과 매콤한 양념 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한다. 열무김치와 무생채도 옹심이메밀칼국수와 함께 먹기 좋다.

메뉴는 옹심이메밀칼국수(6천원), 메밀칼국수(5천원), 옹심이(8천원), 감자전(8천원), 메밀전(6천원), 냉콩국수(6천원, 6~9월)가 있다.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8시30분까지 영업하며 위치는 행구동 길카페거리 초입(행구로 458).

▷문의: 734-7233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