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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 인근 구둣방 운영 김순임 씨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 최다니엘 기자l승인2016.04.18l수정2016.04.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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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 인근 조그만 조립식 건물. 20년 가까이 구둣방을 해온 터라 사람들은 이곳을 익숙하게 여기는 듯하다.

구둣방 주인은 70대 중반의 김순임 씨. 손님은 몇 안 돼도 오가는 손님들과 말동무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평화롭다. 

김 씨는 "손님은 하루 서너 명 정도이고, 대부분 시장가다 잠시 허리펴기 위해 들리는 노인들"이라고 말했다.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구둣방에 앉아있어야만 하는 고역도 매일 들리는 말동무가 있어 활력소가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닐까.

지금처럼 김 씨의 인생이 늘 순탄했던 건 아니다. 6년 전 사별했지만 각별했던 남편은 장애가 있었다. 남편은 한 쪽 다리가 불편해 거동이 힘들었다. 김 씨도 고관절로 다리가 불편해 부부는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다. 가죽 수선을 하던 남편은 아내에게 구두기술을 가르쳐 주었고, 포항에 양화점을 차렸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브랜드 신발이 등장했고, 오래된 양화점들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김 씨 부부도 세월의 변화속에서 장사를 접어야만 했다. 장애를 가진 남편과 아내에겐 생계수단이 중단돼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다고. 

가까스로 서울로 올라와 구둣방을 운영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고향인 원주로 오게 됐다. 게다가 남편이 갑작스런 중풍으로 생사를 넘나들면서 남몰래 많은 눈물도 흘려야만 했다. 당시엔 인생 풍랑이 심했는데  지금와 생각하니 이제는 인생의 애잔한 추억거리가 됐다고 한다.

가슴에 돌덩어리 하나를 메고 있을 것 같다는 물음에 김 씨는 "남편도 그렇지만 아들도 장애로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는데 이를 기를쓰고 고치려 했다면 힘들어서 못 살았을 것"이라며 "아들이 사는 방식대로 내버려두고 나도 내 인생을 살아야 웃으며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상을 초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나이지만 그래도 그녀에게는 바람이 하나 남아 있다. 아들에게 자신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도록 밑천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김 씨는 "나이가 더 들어 요양원에서 생활하더라도 자식이 마음고생 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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