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원도심 8곳을 대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원주시의회 도시재생특별위원회(위원장: 용정순)는 원주에 접목 가능한 사업을 발굴하고자 국내 선진지를 견학했다.

용정순 위원장을 비롯해 김정희 의원, 신재섭 의원, 유석연 의원 등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위원, 시의회 사무국 및 원주시 도시재생 담당부서 관계자 등 13명이 참여했다.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수원시 장안구 대추동이 문화마을과 팔달구 지동벽화마을,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창조마을을 방문했다.

또 건국대 앞 커먼그라운드,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헤르마 주차빌딩 등 장기간 방치된 부지를 활용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한 건축물도 살펴봤다. 원주투데이신문사도 견학에 동행했으며, 2회에 걸쳐 선진사례를 소개한다. 

▲ 건국대 로데오거리 앞에 위치한 커먼그라운드. 컨테이너 200개로 만든 쇼핑몰이다.

▲ ◇용인 헤르마 주차빌딩의 앞모습.

용인시 헤르마 주차빌딩

사설주차장일지라도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남은 물론 주변 상권 활성화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헤르마 주차빌딩은 고급빌딩이나 미술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지역 대표 건축물로 손꼽힌다.

▲ 뒷모습.

헤르마 주차빌딩이 입지한 부지는 한쪽이 삼각형 형태를 띠고 있고 바로 옆은 하천이며, 경사로 확보 문제도 대두되면서 주차장 설계가 쉽지 않았다. 건축주가 부지를 매입하고도 약 6년간 시공조차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영국 등 해외 유명 건축사 사무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정훈 조호건축 대표가 설계에 나서면서 실마리를 풀었다. 그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 주차장을 벗어나 부지여건을 고려하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접목해 주차장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건축을 시도했다. 

헤르마 주차빌딩은 지난 2010년 17억원을 투입해 853.7㎡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2천554㎡ 규모로 건립됐다. 콘크리트와 철골구조물 등으로 뼈대를 만든 것은 보통의 주차장과 같지만 외부 마감재는 콘크리트나 유리와 달리 건물 내외부의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인 반투명 플라스틱 폴리카보네이트를 썼다.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한 덕분에 낮에 햇빛이 비추면 빛을 발하고 밤에는 차량 불빛이나 주변 상가의 전등 불빛이 벽면에 비쳐 낮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동차 라디에이터 그릴을 연상케 하는 타원형 환기창을 낸 것도 이색적이다. 
단순 주차장 용도로 건축한 것이 아니라 복합상가 역할을 꾀한 것도 주목받는다.

주차빌딩은 4층 중 1층은 상가를 입점시킬 수 있는 구조로 건축했고, 나머지 2~4층은 44면 규모의 주차장을 만들었다. 헤르마 주차빌딩 자체의 가치가 높다보니 입점 상인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며, 인근에 위치한 문화의거리인 보정동 카페거리 상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국대 앞 커먼그라운드

건국대학교 인근 30여년간 방치된 유휴지에 컨테이너 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가 들어서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 받는 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건축현장 사무실이나 창고 또는 임시거처 등으로 활용되던 컨테이너를 재해석한 시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커먼그라운드가 위치한 6천600여㎡는 과거 택시차고지로 쓰이다가 활용도를 찾지 못한 채 오랫동안 방치됐다. 이로 인해 인근 건국대 로데오거리 등 상권에도 타격을 줬고, 우범지대로 전락해 주민은 물론 학생들 안전을 위협했다.

그러나 민간그룹 코오롱이 해당 부지를 활용하면서 반전을 이뤘다. 코오롱은 컨테이너 모듈러 방식의 공법을 이용한 특색 있는 쇼핑몰을 구상하고 토지 소유자와 8년 임대계약을 맺었다. 100억원을 투입해 특수제작한 컨테이너 200개로 지상 3층, 3천여㎡ 규모의 쇼핑몰을 만들어 작년 4월 개장했다.

1~2층은 의류, 잡화, 수공예품 점포가 주를 이루며, 3층에는 식당들이 위치해 있다. 컨테이너 쇼핑몰은 국내 최초이며, 규모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수준인데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주목받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불리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상을 수상했다.  

커먼그라운드의 운영 취지도 주목받는다. 코오롱은 청년층이나 소상공인의 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커먼그라운드 입점업체는 유명브랜드가 아닌 신진디자이너, 청년창업자, 중소기업 등이 만든 브랜드를 추구했다. 보통의 쇼핑몰과 다르게 보증금과 임대료를 없앤 것은 파격적이다.

젊은층이 사업을 시작할 때 초기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가질 것으로 판단해 도입한 것으로, 보증금 대신 각 점포의 판매수익 수수료로 대체했다. 하창명 커먼그라운드 점장은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는 상품이 즐비하고 건물 꼭대기에서 식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보니 전국에 소문이 퍼져 수많은 방문객이 몰려들었고 외국인들도 찾아오고 있다"며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 특색 있고 생동감 넘치는 쇼핑몰을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시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쇼핑몰 한가운데에는 국내에선 보기 힘든 푸드트럭 4대를 배치했으며, 차체 엔진을 뜯어내고 건축물로 인증받았다. 컨테이너 쇼핑몰 점포들이 문을 닫는 밤10시 이후에는 별도로 마련한 DJ부스를 중심으로 클럽 분위기를 연출한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