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모 영농조합법인 대표 A 씨가 의료폐기물을 소각해 열병합발전소를 추진하려던 업자들로부터 로비자금을 수수한 정황이 적발됐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에 따르면 A 씨는 "내가 원주 태생이고 원주지방환경청, 시청, 시의회와 기타 허가 관련 부서 공무원들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낼 수 있다.

공무원을 상대로 밥과 술을 사주고 휴가비도 주는 등 로비를 해야 한다"며 외지인들로 구성된 피해 업자들로부터 3천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지난 8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2011년 강원도와 경기도에서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에 종사하던 B 씨와 C 씨는 원주에 의료폐기물 소각 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부지를 알아보던 중 부동산 개발 및 중개업에 능통하다고 알려진 A 씨와 접촉했다.

이후 A 씨는 업자들을 만나 열병합발전소를 허가받기 위해 로비자금을 요구, 지난 2012년 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3천500만원을 챙겼다.

A 씨는 재판에서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은 연봉 및 의료폐기물 사업을 허가받는데 필요한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자금으로 받은 것이다. 공무원의 직무사항에 대한 알선의 대가는 아니었다. 사내이사로서 받은 연봉이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업자들은 "A 씨가 로비자금 명목으로 돈을 달라고 했으며, 연봉에 대해서는 열병합발전소가 인허가를 받은 후 발전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A 씨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업자들이 A 씨에게 로비 명목으로 돈을 건넨 것으로 판단하면서 양측 간 연봉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점과 사업이 인허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연봉을 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A 씨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임성철 춘천지법 원주지원 판사는 "A 씨는 공무원에 대한 로비를 통해 열병합발전소 인허가를 받아낼 능력이 없었음에도 업자들로부터 돈을 받았으며, 이미 사기죄로 4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던 만큼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